지난해 말 사업주가 회삿돈을 인출해 임의로 사용한 점이 인정돼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3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되는 등 '경영진의 부패'로 얼룩진 HK(한국합섬에서 분할·창립)가 400여명의 인력감축안을 발표해 노조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화섬노조 한국합섬HK지회(지회장 이정훈)는 오는 18일부터 상경투쟁에 돌입하는 등 강도높은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부자(父子)간 경영권 다툼과 박동진 명예회장의 횡령 및 배임 사건으로 최근 경영상 위기에 처한 HK는 현재 각종 공과금 100억원, 원료대 800억원, 금융채무 2,000여억원 등 채무적자가 심각한 상태로, 사쪽은 지난 9일 노조에 ‘경영상 이유에 의한 협의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절차에 착수했다.

회사가 지금까지 밝히고 있는 구조조정 안으로는 △현행 4조3교대를 3조3교대로 전환하고 △잉여인력 372명에 대한 인력감축 등으로 정리해고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합섬HK지회는 “전체 예산에서 노무비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8% 수준으로, 비슷한 규모의 타 기업에 비교했을 때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니"라며 "현재 닥쳐온 경영상의 위기는 경영진들의 부실과 부패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회는 “그럼에도 사쪽은 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모두 전가하려 하고 있다”면서 "경영위기를 자초한 경영진의 무능과 부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회는 오는 18일부터 상경투쟁을 통해 경영진 퇴진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회는 "HK가 원료를 공급받고 있는 삼성석유화학이 원료대금 연체 등을 이유로 원료공급을 축소해 현재 생산이 1/3가량 축소된 상황"이라며 "삼성을 대상으로 대기업의 횡포를 규탄하기 위한 투쟁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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