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넘겨 회사측과 2005년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던 금속노조 통일중공업지회가 지난 11일 42차 교섭을 끝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1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그동안 회사측이 2005년 임단협안 제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2004년 임단협 합의서’에 대한 금속노조의 추인이 지난 10일 이뤄지면서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11일 회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안이 정작 노조 요구안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자 지회가 쟁의행위 수순으로 돌입한 것이다.


핵심쟁점인 임금인상과 관련 노조는 임금 12만7,7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회사는 기본급 7만5,0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회사 제시안에서 호봉 인상분을 제외하면 그나마도 5만1,000원 수준에 그친다는 게 지회의 분석이다. 2003년 M&A 이후 3년 동안 통업중공업은 임금인상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아주 높은 상태다.

안동락 지회 사무장은 “2004년 임단협 합의서만 추인해 주면 임금인상이고 성과급이고 다 줄 것 같이 말하던 회사가 합의서만 챙기고 표정을 싹 바꿨다”며 “3년 동안의 임금동결로 고통의 세월을 보낸 조합원들의 임금인상 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회는 회사측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교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2004년 임단협 합의서’는 임금동결과 휴업휴가 250명 실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금속노조는 그동안 노조의 협상방침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날인을 거부하다 해고자들의 묵인과 해를 넘기는 교섭에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현실적인 차원에서 10일 이를 추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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