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기구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익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가족친화적인 기업운영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또한 이를 위해 노동계가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김 교수는 12일 오후 한국노총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중앙 및 산하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고령화 저출산은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고 노인들의 복지를 확대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닌 한국이라는 사회 자체의 근간을 바꿀 수도 있는 큰 문제”라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또한 가정친화적인 운영방침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그는 “97년 IMF 이후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실직과 청년실업 및 비정규직의 증가가 청년층의 출산의욕을 크게 떨어뜨렸다”며 “기업들은 나름대로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는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사회적으로 상당히 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70년대 4.53명에서 80년에는 2.83명으로, 90년대는 1.59명으로 계속적인 하락추세에 있긴 하지만 2000년대는 1.47명으로 90년 이후 10년 동안 0.12명이 떨어져 둔화를 보인 반면, 2001년부터는 다시 급락해 4년만에 다시 0.31명이 떨어져 1.16명이 된 상태다.

그는 이어 “가정친화적 기업운영은 별다른 게 아닌 야근에 시달리는 남편을 집에 일찍 귀가시키고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차별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로부터 남녀가 가사노동을 분배하고 여성의 사회활동을 보장하는 효과를 낳아 여성의 출산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기업운영과 노동력의 감소 등 노동계가 관련돼 할 수 있는 일들도 많다”며 “한국노총 또한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