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군의 ‘화순교통’ 노조 간부가 조합비로 경찰들에게 접대와 향응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와 화순교통 노조 민주화추진위원회(노민추)에 따르면, 이 노조 A지부장이 2005년 한해 동안 조합비 기백만원을 경찰 접대비로 활용했다는 것. 화순교통은 한국노총 자동차노련 소속 사업장으로, 지난 91년 노조가 만들어졌다.

민주노총 광전본부와 화순교통 노민추 등은 A지부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회계장부에 광주지역 경찰서 2곳과 전남 모 경찰서 1곳 등 경찰서 3곳의 경찰관들에게 정기적으로 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회계장부는 공개되지 않은 상황.

화순교통 노민추의 한 관계자는 “A씨가 10년 넘게 노조 지부장을 하면서 2005년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조합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의혹이 있으며, 조합원의 임금이나 복지 향상은 외면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역 언론 등에 비리혐의가 알려지자, A지부장은 11일 회사에 사표를 낸 데 이어 이날부로 노조 간부 모두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민조노총과 노민추측에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12일 오전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었던 민주노총과 노민추는 "현 지부장이 즉각 사퇴함에 따라 향응제공은 더 면밀히 조사하여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기자회견 계획을 취소했다.

특히 노민추는 “A씨가 회사를 그만두고 노조 간부 총사퇴까지 공언한 상황인 만큼 남은 조합원들과 함께 민주적인 노조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