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국합섬에서 폴리에스테르원사 제조사업만 분할되어 창립된 (주)HK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 노사간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업계와 노동부에 따르면 HK는 최근 환율하락, 유가인상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각종 공과금 100억원, 원료대 800억원, 금융채무 2,000여억원 등 채무적자가 심각한 상태로, 현재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인력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9일 회사는 노조에 ‘경영상 이유에 의한 협의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절차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다음주부터 △현행 4조3교대를 3조3교대로 전환하고 △잉여인력 38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 실시 △목표인원 미달 시 정리해고 절차 착수 등 구체적인 구조조정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HK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HK 현종익 상무는 “3조3교대로 전환하고 잉여인력에 대한 희망퇴직 등은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잡힌 것이 없다”면서 “앞으로 노조쪽과 협의해나갈 사항”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화섬노조 한국합섬HK지회 이정훈 지회장은 “경영상의 위기는 경영진들의 부실과 부패에 의한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사쪽은 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모두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지회장은 “이 회사 회장은 공금 200여억원으로 개인주식을 사들여 구속됐으며, 청도 이화섬유를 회장 동생에게 매각한 이후 수백억원대의 손해를 보고도 자금회수계획조차 못 세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경영상 위기는 전적으로 사쪽의 책임이며 유출된 자금환수만이 현금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일 박동식 한국합섬 명예회장은 회삿돈을 인출해 임의로 사용한 점이 인정돼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3년을 선고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다.

현재 한국합섬HK지회는 경영진 퇴진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미 지난해 초부터 경영악화에 따라 200여명씩 순환휴업제를 실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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