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국내 일간지들의 노동운동에 대한 논조는 절반 이상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등 국내 언론의 노동운동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이사장 이원보)는 <노동사회> 1월호 ‘2005년 일간신문 사설을 통해 본 노동운동’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월22일부터 12월10일까지 10개의 중앙일간지, 2개의 경제일간지의 사설을 분석한 결과, 12개 신문사의 사설은 총 9,141개였고 이 중 노동관련 사설은 5.4%인 491개에 그쳤다. 이는 사회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미비한 수치가 나왔다는 지적이다.<표 참조>

12개 신문 전체 사설 중 노동관련 사설 수
 신문명총사설노동관련사설(%)
중앙
일간지
경향신문 76925(3.3)
국민일보81438(4.7)
동아일보79446(5.8)
문화일보78934(4.3)
서울신문80533(4.1)
세계일보77428(3.6)
조선일보78738(4.8)
중앙일보80258(7.2)
한겨레79267(8.5)
한국일보62135(5.6)
소 계7,747402(5.2)
경제
일간지
매일경제58837(6.3)
한국경제80652(6.5)
소 계1,39489(6.4)
총 계9,141491(5.4)

조·중·동 ‘노동운동 부정적 사설’ 높아

신문사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개혁이라고 분류되는 한겨레가 8.5%를 보였으며 경제기사에 장점을 보이는 중앙일보와 경제지인 매일경제, 한국경제가 다른 일간지보다 1.2% 가량 높았다.

그러나 노동운동에 대해 긍정적인 사설보다는 부정적인 사설이 훨씬 비중이 높았다. 상대적으로 개혁적이라고 분류되는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부정적 사설이 각각 11.9%, 20.0%인 데 반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각각 60.5%, 43.1%, 60.9%로 현저히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반면 긍정적 사설은 한겨레 16.4%, 경향신문 8%인 반해 조선, 중앙일보 각각 0%, 동아일보 4.3%, 매일경제 2.7%, 한국경제 3.8%로 역시 차이를 보였다.

이들 사설에서 사용된 부정적 단어들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고액임금’, ‘억대 연봉’, ‘귀족노조’, ‘노동권력’, ‘배부른 노조’ 등으로 19.1%의 사설 내용 중 이같은 단어가 사용됐다. 신문사별로 보면 경향신문은 전혀 언급이 없었고 한겨레는 3회로 낮은 반면, 조선일보 31.6%, 국민일보 28.9%, 한국경제 26.9%, 중앙일보 20.7%의 순이었다.


보수언론, 조종사파업·전교조 원색적 비난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본 사설 유형을 보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잘 드러난다. 아시아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을 다룬 사설은 전체의 11.8%였는데, 1점을 매우 부정으로 보고 5점을 매우 긍정으로 점수를 매길 때 경향신문, 한겨레가 각각 3.67점, 3.40점으로 상대적으로 객관적으로 보려고 했던 반면, 국민일보와 동아일보가 각각 1.00점, 한국경제 1.13점, 중앙일보 1.22점으로 부정적으로 보았다. 신문사 전체적으로는 1.64점으로 부정적이었다.

부정적으로 본 사설들은 ‘조종사파업 긴급조정 불가피하다’(동아), ‘조종사파업, 정부는 구경만 하는가’(세계), ‘회사도 죽이고 자신도 죽는 아시아나 동반자살’(조선), ‘자해로 치닫는 아시아나’, ‘항공산업 긴급조정권 발동하라’(이상 중앙), ‘긴급조정권 발동 주저할 이유 없다’(한경) 등 원색적이고 선정적인 단어를 사용하거나 긴급조정권 발동을 선동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전교조 관련 사설도 다를 바 없었다. 전교조 관련 사설은 전체의 11.4%(56개)로 최근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된 사설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매우 부정적’인 사설은 35개(62.5%), ‘약간 부정적’인 사설은 15개(26.8%)로 부정적인 사설이 압도적인 89.3%를 차지했다. 전교조에 대해서도 ‘전교조 막무가내식 투쟁 그만하라’(국민), ‘학생들을 전교조의 볼모로 버려둘 것인가’(동아), ‘전교조 인간 세뇌공장이 망치는 우리 아이들’(조선) 등 원색적 비난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이번 분석을 통해 “각 신문들의 노동에 대한 관심이 부족함을 알 수 있고 노동계의 비리와 관련된 사건이 유난히 많았던 탓이라고 해도 부정적 사설이 54%라는 사실은 언론의 편파성이 도를 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2006년엔 각 신문의 사설에서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용해 건전한 여론 형성에 힘쓰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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