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최초로 비정규직 건설노동자에 대해 백혈병이 산재로 승인됐다. 27일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본부장 신중철)에 따르면 여수·광양 지역에서 약 20여년 동안 제관공으로 근무한 고 박아무개씨(50)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가 백혈병을 업무상 직업병으로 인정해 지난 14일 산재 승인이 났다고 밝혔다.

고인은 전남동부경남서부건설노조 조합원으로 지난 2월18일 백혈병 발병 사실이 확인돼 전남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두 달 뒤인 4월에 사망했다. 이에 유족과 노조, 광주전남본부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산재승인을 촉구, 여수지사의 7개월 간의 조사를 거친 끝에 산재인정이 났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고인의 담당의사는 의사소견서를 통해 급성 백혈병 발병이 유전적 소인과 함께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화학물질에 의해 기인할 수도 있다고 입증했다.

문 부장은 “여수산업단지가 만들어진 지 30여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정규직 노동자들이 백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있었지만 비정규직 건설노동자에 대해서 산재승인이 내려진 것은 광전지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화학물질에 놓여 있는 여수산업단지 내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급히 실시해 업무상 직업병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명선 건설산업연맹 정책부장 또한 “이번 조사는 특히 포스코를 상대로 역학조사를 실시해 직업병을 인정받은 것으로 굴지의 대기업조차도 보건관리가 허술한 점이 드러났다”며 “또한 제철, 석유화학단지에서 발병하는 백혈병을 직업병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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