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열린 WTO 반대 투쟁 과정에서 한국민중투쟁단 1,000여명이 연행, 11명이 구속됐음에도 정부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한국민중투쟁단과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민중행동 등은 26일 오전11시 외교통상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국민 보호 책임을 외면한 외통부를 규탄했다.<사진>

이종회 WTO반대국민행동 대표는 "많은 노동자, 농민들이 WTO 반대 투쟁을 하다 모두 연행되는 과정에서 반인권적인 작태가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11명이 구속당했음에도 한국 정부가 보였던 모습은 한국 국민의 대표로서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보인 모습은 전세계 초국적 자본의 대표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시위대 전원이 연행돼가는 과정에서나 14개 경찰서에 분산돼 변호사 접견을 거부당할 동안에도 총영사관을 철저하게 방관하는 태도였다"며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6일이나 수감됐던 11명에 대해 신원보증 요청을 2번이나 거부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민행동측은 현재 11명의 한국 민중투쟁단원들은 홍콩시민들의 진정어린 연대와 홍콩 주교의 적극적인 중재 도움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5,400만원에 이르는 현지인들의 모금으로 보석금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홍콩시민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면서 동시에 '자국민 보호'라는 기본적 책임을 방기하는 외교통상부의 냉담함을 똑똑히 경험했다"며 "오죽하면 홍콩인들이 집회와 법정에서 'Shame 0n Korean Government! - 한국 정부는 창피한 줄 알아라!)라고 외치겠는가? 이것이야말로 국가망신이 아닌가?"라고 규탄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외통부에 △부당하게 기소당한 11명의 한국 민중투쟁단원의 석방을 위해 사력을 다할 것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총영사관은 자국민 보호라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 등을 촉구했다.

또 기자회견 직후, 이들은 외통부의 책임 방기에 항의하는 뜻으로 외통부를 향해 달걀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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