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반대 투쟁으로 지난 29일 구속된 한국민중투쟁단 11명이 지난 23일 홍콩법원의 '불구속 수사' 결정으로 모두 풀려났다. 홍콩 쿤퉁(Kwun Tong)법원은 지난 23일 열린 2차 심리에서 WTO 홍콩 각료회의 저지 집회로 지난 17일 연행돼 구속 수감중인 민중투쟁단 11명에 대해 개인당 홍콩달러 2,500달러(약 35여만원)의 보석금으로 이들을 전원 석방했다.

이는 민중투쟁단 11명에 대해 신원보증을 선 조셉쩐(陳日君) 천주교 홍콩 대주교가 제공한 숙소인 홍콩 세키메이(Shek kip mei)에 위치한 쉼오이교회(Shum oi church) 주거지 제한을 전제로 내려진 조치다.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양경규 민주노총 투쟁단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농민과 노동자들은 WTO 저지 투쟁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민중들이 더이상 힘들게 살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싸웠다"며 "투쟁이 정당했기에 우리의 행동도 정당했음을 재판과정에서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유·무죄 여부를 가리는 사실 심리 재판은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홍콩검찰이 단순한 불법집회 혐의 외에 경찰관 폭행과 쇠파이프 등 흉기 소지를 이유로 폭력혐의를 추가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치고 있어 정식재판에 회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식재판에 회부될 경우, 보통 2~3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민중투쟁단의 홍콩 체류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민중투쟁단 11명과 함께 구속됐던 대만, 일본, 홍콩의 집회 참가자도 이날 보석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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