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연행 당시 경찰은 우리를 마치 범죄자 다루듯 했다. 강제로 찍어 누르는가 하면, 심지어 이에 항의하는 여성의 뺨을 때리기조차 했다.”

지난 20일 오후 8시20분께 인천공항 출국장 앞에 반가운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WTO홍콩각료회의 저지를 위해 출국했던 민주노총 원정투쟁단 연행자 중 일부가 이날 입국한 것.

그러나 무사히 귀국했다는 안도와 달리 이들은 기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연행 당시의 치욕스런 상황을 전했다. 도성훈 전교조 인천지부장<사진>은 “경찰의 폭력연행이 시작되고 나서 연행 자리에서, 그리고 버스에 타자마자 간이수갑을 채우는 비인격적 대우를 받았다”며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수갑을 풀어달라는 정당한 요구에도 그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도성훈 지부장은 “유치장은 마루가 아닌 시멘바닥인 날바닥이어서 모포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며 “내가 조사받던 곳에 200여명이 있었다고 들었고, 한방에 24명이 들어가서 겨우 다리를 펼 수 있을 정도로 좁게 지냈다”고 밝혔다.

“음식물을 발로 차서 유치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음식을 나누어 줄 때도 마스크와 수술용 장갑을 끼고 주는 등 마치 우리에 가둬두고 소나 돼지처럼 사육하는 느낌을 들게 했다." 이날 도성훈 지부장등 동료들을 마중하기 위해 나온 황미선 전교조 교선실장의 말이다. 하루 전 입국했던 황미선 실장은 “초기 연행자들 중에는 알몸수색을 비롯해 비인권적 처우를 받았던 이들이 무척 많은 것으로 들었다”며 “이들의 증언을 실태로 당시 상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인권유린행위에 대한 홍콩당국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들은 민주노총과 함께 인천공항 출국장 앞에서 이러한 인권유린행위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홍콩당국은 당시 발생했던 이러한 인권유린에 대해서 사과를 반드시 표명해야 하며 현재 구속된 한국투쟁단을 전원을 조속히 석방해야 한다"며 "정부 역시 한국민중투쟁단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 관계자에 의하면 20일과 21일 연행됐던 원정투쟁단원들이 속속 입국해 21일 오후3시 홍콩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로 구속자를 제외한 전부가 풀려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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