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사가 외부인사의 부행장 선임 여부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21일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강정원 행장 취임 이후 선임한 경영진이 지나치게 외부인사에 치우쳐 있어 내부 인재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날 은행쪽이 단행한 인사에 대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수석부행장 직제를 신설해 현재 사외이사인 김기홍 충북대 교수를 임명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수석부행장은 은행 전략과 사업그룹 간 업무를 조정하고 은행 전반에 걸친 이슈를 조율하는 기능을 맡게 된다.


KB국민은행은 또 HR그룹 부행장에는 현 전략그룹 부행장인 김동원 부행장을 선임하고, 기존 HR그룹의 김정민 부행장은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KB국민지부는 "현재 국민은행 부행장 15명 중 내부 출신은 5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뒤, "은행의 심장부인 전략·재무·인사 담당 부행장 모두가 외부인사에 넘어갔다"며 "이는 국민은행에 대한 사실상 외부인사에 의한 식민통치 경영"이라고 주장했다.

KB국민지부는 이어 "언론인 출신인 김동원 부행장이 2만5천명 규모의 국민은행의 인사정책을 맡는 것은 강정원 행장 자신이 대형기업 경영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사외이사 출신이라고는 하나 보험정책이 전공인 김기홍 교수가 국내 최대은행의 경영전략을 총괄하는 것은 합병이후 겪은 시행착오를 또다시 반복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인사가 이뤄진 데 대해 "강 행장 등 2기 경영진이 내부 직원들을 불신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합병 전 우량은행이었던 옛 국민과 주택은행이 합병 이후 부실화된 것은 1기 영영진의 책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부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에 있는 4개 본점 건물에서 강정원 행장의 인사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배포하는 한편, 직원과 고객을 상대로 한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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