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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안정을 위해 임금체계를 개편하자
  • 김정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
  • 승인 2005.12.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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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비정규직과 청년 및 고령층의 실업문제이다. 경제성장과 전반적인 고율 임금인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취약계층이 증가하는 등 노동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근로자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요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현재 정부는 비정규직보호법, 고령자 고용촉진법 등 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불균형 문제를 이러한 법개정만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기업의 부담만을 가중시키고 노동시장의 질서를 왜곡시킬 가능성도 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오랫동안 우리 기업에 고착화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의 개편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우리의 현행 임금관리 방식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비정규직과 청년 및 고령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고용조정을 하기도 어렵고 특히 근속연수가 늘어나면서 임금이 계속 증가하는 체계하에서 기업은 정규직보다는 임금관리가 보다 유연한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된다. 또한 고령자들을 고용하고 싶어도 이들에게 지불해야 할 높은 임금부담 때문에 채용을 기피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인건비 부담이 큰 고연령층 근로자의 명예퇴직을 늘어나게 하고 기업의 신규채용을 어렵게 해 청년실업 문제를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론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는 절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초기 단계에서는 그 나름대로 합리적인 임금관리 모델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임금수준이 어느 정도 높아진 현 시점에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근로자들의 성취의욕을 저하시키고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비정규직, 고령화, 청년실업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는 노사 모두에게 실익이 없다고 본다.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 나가야 할 임금체계는 요즘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직무급제도이다. 동 제도는 근로자 자신이 맡은 직무의 수준과 난이도에 따라 수준을 결정하는 관리방식이다. 이는 최근 노동계에서 주장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도 부합되는 것이다.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또한 어느 기업에 속해 있느냐보다는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임금수준이 결정된다.

직무에 상응하는 임금이 주어지게 되므로 기업과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공평한 임금제도라 할 수 있다. 정규직이라고 해서 임금을 더 받는 것도 아니며 이럴 경우 기업의 입장에서는 굳이 비정규직을 채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된다.

이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도 새로운 임금체계의 도입에 장애가 되는 각종 규제들을 철폐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노동계 또한 이제는 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임금체계의 개편에 협력하여야 한다.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은 이제 한계점에 와 있다. 비정규직을 포함, 전체 근로자를 아우르는 사회통합적 노동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직무급 임금제도가 우리 산업현장에 정착되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뿐만 아니라 신규고용 창출을 통하여 청년실업 문제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현안이 되고 있는 고령층의 실업 문제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김정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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