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의 일방적인 식당 민간위탁 강행으로 정리해고 된 후 5개월 가까이 복직투쟁을 벌여 온 경상대 학생생활관식당 해고자 12명이 학교측과 고용보장에 합의하고 투쟁의 성과를 거뒀다.

일반노조 경상대 학생생활관지회와 경상대는 지난 12일 △지노위 결정 존중 △근로조건 하락 없는 고용보장 △법 절차 진행 후 법원 최종 결정 수용 등 3개 항에 합의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실무교섭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회는 13일 천막농성장을 정리했고, 실무교섭에서 경상대측은 학내식당 두 곳과 청소업무에 해고자 12명을 배치하는 복직안을 제시했다. 또 해고기간 임금을 통상임금으로 전액 지급하기로 했으며, 투쟁과정에서 발생한 고소·고발은 취하하기로 했다.

당초 지노위 결정은 원직복직이었고 해고자들의 요구도 원직복직이었지만, 학생생활관식당이 이미 민간위탁 돼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힘들다는 학교측의 입장을 지회가 받아들여 임금 등 근로조건이 하락하지 않는 조건에서 학내 다른 일자리에 복직하는 것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지회는 학교측이 제시한 복직안과 관련해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22일로 예정된 실무교섭에서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11월23일로 만료된 단협 갱신과 임금교섭도 이번 기회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합의 소식에 잠을 못 이뤘다는 강미순(42) 조합원은 “아줌마 12명이 싸움을 시작해 한명도 포기하지 않고 똘똘 뭉쳐 싸워서 모두 복직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가장 기쁘다”며 “우리가 지은 식당 밥을 먹는 대학생들도 졸업하면 차별받는 비정규직이 되는 현실은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지역 일반노조 관계자는 “복직안 최종 확정과 단협갱신, 임금협상 마무리 등 해결해야 할 것이 많지만 이번 투쟁은 조합원들의 단결과 지역사회의 힘으로 이루어낸 승리”라며 “노동문제에 있어서 꽉 막힌 대학이 쉽게 풀 문제를 꼬이게 만들어 스스로 함정에 빠진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해고자들은 오랜 천막농성과 단식으로 지친 몸을 추슬러 내년 1월부터 다시 일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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