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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를 내서는 이길 수 없다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④
  • 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 승인 2005.12.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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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언론매체 등에서 10대 사건 등을 선정, 발표한다. 하지만 그 사건들은 주류 언론매체 스스로가 키웠던 뉴스들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뉴스들은 대체적으로 지배이데올로기적 편견이 내장되어 있는 것으로 다수 보통사람들의 실제적인 삶과는 유리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진보정치연구소는 다수 보통사람들의 삶과 한국 사회 미래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면서도 공론장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되었던 사건들을 10대 사건으로 선정, 발표하였다.

진보적 시각으로 한국사회 바라보기

▲ 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한국정치연구회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2002년 지방선거 이후에 민주노동당에서 정책상근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 등 주요 선거에서 당의 공약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으며, 4·15 총선 이후에는 연구소 추진위원을 맡아 실무총괄 책임자로 활동했다.
이는 진보적 시각에서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작은 실천이기도 했다. 이 작업이 주위의 관심을 끈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이었을 것인데, 2005년 한해 진보정치연구소가 선정한 이 사건들과 지표들은 대부분 공론장의 주요 의제군으로 진입한다(자세한 내용은 http;//ppi.re.kr 핫이슈 메뉴 참조).

10대 사건과 지표들의 면면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10대 사건이다. “자살공화국, 아니 사회적 타살공화국 : 여중생 소녀 가장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자살”, “이윤논리, 그 끝은 에이즈 감염 피의 유통 : 적십자사 C형 간염 및 AIDS 감염 혈액 사실 알고도 유통, 적십자사와 보건복지부 뒷거래 의혹 제기”, “378일간의 농성이 물은 이른바 ‘동아시아 중심국가’의 양심: 정부가 고용허가제 실시를 앞두고 12만명 미등록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일제 단속에 나섬으로써 이주노동자들이 장기 농성에 들어가고 급기야 자살공화국 희생자 대열에 합류”, “현대 자동차에서 드러난 한국 자본가들의 공공연한 비밀 : 울산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 101곳 모두 불법파견으로 드러나 1만5천명의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작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도 사내하청이라는 이름으로 임금과 고용에서 차별당해 옴”

10대 지표를 보자. “전체 인구의 5.8%가 절대빈곤, 경상북도 전체 주민수와 맞먹어”, “백수, 백조의 전성 시대 : 전체 실업의 절반이 청년실업”, “한국 자살증가율 세계1위 : 하루 평균 30명 자살”, “두 명 중 1명이 비정규직, 노동유연화 세계1위”, “사교육비 2000년에 비해 33.2%증가, 私(사)교육이 아닌 死(사)교육”.

한정된 지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개한 것은 민주노동당을 위시로 한 진보정치세력이 기성 주류 질서에 대해 자꾸 ‘또다른 시각’을 제기하고, 그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의 꼴새가 어떤 것인지를 드러내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그것은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아주 자그마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흉내를 내서는 적을 이길 수 없는 법. 이는 진보정당운동 전반에 있어서 우리가 끊임없이 간직하고 고민해가야 할 교훈이다(이와 관련 진보정치연구소는 2004년 인문학/사회과학 분야에서 ‘10대 진보적 연구성과’를 발표, 이 역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서는 http://ppi.re.kr 핫이슈 메뉴 참조).

새세상 원년, 아래로부터의 진보

진보정치연구소는 2005년도 사업 모토로 “세상 원년, 아래로부터의 진보”를 표방한다. 그 이유는 우선 분단 60주년이면서 원내 진출 2년차로 민주노동당의 본격적 공세적 정치활동이 펼쳐져야 하는 해이고 진보정치연구소의 실질적인 활동 원년이기도 한 2005년도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구조의 혁파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설계를 진보정치연구소가 맡아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다음으로 새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노동과 생활현장, 지역사회로부터 노동자 서민의 실제 삶에 다가가는 대안으로 한국 사회를 바꿔나갈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으로, 2006년 지방선거를 위시로 하여 2007년 대통령 선거, 2008년 총선거에 대비, 당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토대구축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로부터 진보정치연구소는 향후 중장기적 연구과제수행으로 발현될 4대 핵심연구사업기조로 “대안정치 패러다임의 구축”, “동북아 한반도 평화공동체 모델 및 토대 구축”, “노동자 서민 중심의 경제구조 개혁 모델 구축”, “빈곤사회 탈피와 복지혁명 모델 구축”을 잡는다. 그리고 매년 이 기조에 바탕, 해당년도의 정세적 특징을 고려하면서, 구체적인 사업구호와 연구과제를 설정토록 하면서 이를 새세상프로젝트 V.2005, V.2006, V.2007 등으로 외화시키기로 하였다.

이러한 선상에서 2005년도에 수행하기로 했고,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한 연구과제들을 살펴보자. “대안정당모델연구-민주노동당 성찰과 쇄신 방안(I)- V.2005”, “지역사회 지방자치 혁신방안(I)-민주노동당 지자체 운영 평가”, “중소기업구조 고도화 정책과 혁신적 산업발전략연구(I)-민주노동당 전략지역 중소기업 실태 조사”, “금융구조 혁신방안”, “한국의 빈곤발생 경로와 공공부조의 문제점-빈곤정책의 전환과 사회적 배제를 넘어”, “실업자와 불완전노동자에 대한 사회보장체계구축방안”, “한국사회 비정규직 발생배경과 원인” 등이다. 이외에 진보정치연구소만의 고유한 지표개발을 전제로 하면서 “분배를 통한 성장전략 연구” “기업지배구조 혁신방안” 등이 중장기 과제로 선정,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한 연구소 산하 각종 연구회를 통해 “개헌 논쟁에 대한 비판적 검토(제도정치연구회)”, “지방자치 해외 사례 검토 및 민주노동당 지방정치 실태(지방정치연구회)”, “세계좌파정당지도(대안외교연구회)”, “북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을 위한 평화프로세스(평화군축연구회)", "진보적 노사관계개선방안(일명 ‘레드맵’-노동연구회)”, “대안복지모델구축 방안(진보복지연구회)”, “공공의료모델-해외 선진국-영국 캐나다 미국-의 공공병원 사례 검토(진보의료연구회)” 등의 연구과제를 수행하였다. 끝으로 창당 5주년을 맞이하여 “민주노동당 5주년 기념 당사 정리 작업”도 진행하였다. 이러한 연구과제 수행의 결과는 연말 연초에 걸쳐 ‘격식을 갖춘’ 연구보고서로 발간, 배포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 주요 정책적 과제들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나누는 연구소 주최의 ‘새세상 포럼’ 혹은 연구회 주최의 각 종 포럼과 토론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다양한 정책적 의제들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였다. 이 자리에는 당 의원실 소속의 정책보좌관, 정책위 활동가 등 정책라인 구성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진보정치연구소가 정책과 관련한 ‘논의의 장’을 제공한 것이었다(이에 대해서는 http://ppi.re.kr '연구의 현장‘ 중 포럼 토론회 메뉴 참조).

한편 진보정치연구소는 실질적인 활동 원년인 만큼 내부 체제 안착을 위해 연구소 사업활동의 범주와 목표를 설정했다. 그것을 살펴보면 “핵심연구과제의 성공적인 수행”, “연구회의 안정적인 운영의 지속과 성과의 축적”, “연구소 고유의 정치-정책담론 및 이념 철학 담론의 개발”, “연구소 주최 포럼 등 각종 토론회의 안정적이고도 지속적인 개최와 성과의 축적”, “연구역량 및 네트워크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연구활동 체계의 구축”, “공론장내 인용의 회로망 구축과 전문적 정보와 지식의 제공”이 그것이다(이에 대해서는 2005년도 정기이사회 자료집 참조).


제1야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찰과 쇄신


진보정치연구소는 2005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당 밖의 학계 인사와 정책 전문가들을 초청, ‘새세상 포럼’과 당의 발전을 위한 쓴소리를 듣는 '쓴소리X 간담회' 등을 개최했다. 주로 새해를 앞두고 당의 진로에 관련된 이론-실천적 모색이 주제로 배치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2월 정기당대회를 앞두고 진보정치연구소는 대안정당모델연구팀 주도로 “제1야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찰과 쇄신”(일명 ‘성찰과 쇄신’)이라는 보고서를 작성, 발표한다(http;//ppi.re.kr 핫이슈 메뉴 참조).

보수정당들이 앞을 다투어 자기 쇄신을 위한 논의가 한창이던 상황이기도 한 데다, 원내 진출 이후 출범한 지도부 하에서 당이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 못한 것이 아니냐라는 당 안팎의 문제제기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보고서 역시 과제도출보고서로서 갖는 자기 한계에도 불구하고 언론보도와 당내 주요 활동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당안팎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의 진로와 관련 당 내부적으로 이래저래 많은 말이 오갔으나 이를 체계적으로 총괄해내는 작업이 어디에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작업은 당시 기획조정실(당시 기조실장은 문명학 현 정책위원회 제1정책조정실장이었다)이 인하대 정영태 교수팀에 의뢰, 당 건설 최초로 실시한 심층설문조사방식의 당원 의식조사 결과에 바탕한 것이기도 했다(이에 대해서는 “당원정치의식 및 정책성향에 관한 설문조사 보고서” 참조).

진보정치연구소가 ‘성찰과 쇄신’을 통해 제1화두로 내놓은 것은 ‘제1야당’이라는 원내 진출 이후의 뚜렷한 목표 설정에 관한 것이었다. 진보정치연구소가 보기에 당의 발전이 지체 되고 있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의 가장 큰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원내진출’이라는 숙원이 달성되면서, 또 한번 걸음을 재촉할 분명한 목표가 부재한 것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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