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개 언론 및 보건의료단체가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 논란'에 대한 언론보도에 일침을 가했다.

언론노조 등은 14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를 겪으며 우리 언론의 자화상은 왜 이토록 일그러졌나 하는 크나큰 실망과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이같은 일들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황우석 교수의 연구 논란에 대해 올바르게 보도하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모든 언론과 매체들이 앞다퉈 보도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은 대단히 부족했다”면서 “오히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혼란을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았으며, 국민들은 하루하루 반전을 거듭하는 보도 내용에 현기증을 느낄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언론·보건의료단체들은 “무엇보다 대부분 언론들이 이번 사태의 본질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쟁점을 낱낱이 분석해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먼저 사태의 본질에 대해 언론이 직접 나서서 정면으로 파헤치기보다는, 근거가 부족한 일방의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데 급급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PD수첩'보도에 대해서도 대다수 언론들이 ‘과학은 오직 과학자들만 검증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으로 ‘성역 없는 비판’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오히려 누구도 다가갈 수 없는 ‘신성 불가침의 영역’을 만들고 지켜내는 데 적극 기여해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부정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몇몇 보수신문이 'PD수첩' 보도를 ‘MBC 때리기’의 기회로 활용하면서 취재윤리 위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안의 본질을 덮고 가려는 비겁한 행태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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