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연일되는 집회 속에서 물대포가 경찰의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는데요. 8일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서는 노동자들도 물대포를 대비한 복장을 갖추는 것을 물론, 경찰에게 물대포를 쐈다고 합니다.

- 비정규법안 처리와 고 전용철 씨 사망으로 노동자, 농민의 집회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쏘는 물대포는 방패와 함께 시위대를 괴롭히는 것 중 하나였지요.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여의도나 광화문에 뒤집어쓰는 물대포는 그야말로 기피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 그런데 이날 민주노총 집회에서 대나무 몽둥이를 든 사수대들이 전부 비옷으로 복장을 통일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물론 물대포에 대비한 방책이었고요. 일부 시위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근처에 있는 소방호수를 끌어와 경찰병력에게 쏘아대기도 했습니다.

- 생각도 못한 물벼락을 뒤집어 쓴 경찰병력은 그야말로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는데요.

-새롭게 변한 시위 형태와 복장. 단순히 시위 형태의 변화라기보다는 노동자, 농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 나라 사회 현상을 반영한 게 아닐까요?

‘홍콩전야’

- WTO 홍콩 각료회의를 앞두고 홍콩 정부가 한국 시위대를 위해 철창을 비워둔다는 얘기도 들리던데요?

- 예. 8일 발족한 한국민중투쟁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콩 정부가 300명의 한국 농민 입국 거부자 리스트를 만들고 홍콩 경찰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 한국인을 수용하기 위해 감옥을 비우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 정도면 ‘파업전야’가 아니라 ‘홍콩전야’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인데요. 홍콩 정부는 홍콩 대중과 한국 시위대가 어울리지 못하도록 집회와 시위 장소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 시애틀, 칸쿤에서도 홍콩처럼 과민하게 대응했나요?

- 확실히 지난 두 번보다는 홍콩 정부의 대응이 더 살벌한데요, 실제 홍콩 공공질서법은 각목이나 쇠파이프만 들어도 14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등 매우 엄격합니다. 아무래도 칸쿤 회의에서 이경해씨의 할복 등 한국 농심의 분노가 전세계에 알려졌기 때문에 한국 시위대를 더 신경 쓰는 분위기입니다. 어쨌든 큰 사고 없이 무사귀환하길 빌어야겠습니다.

"인권위, 약자 목소리에 좀더 귀 기울이길"

- 최근 인권위가 노동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결정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인권위는 지난 2일 아노아르 이주노조 위원장의 연행과정 중 출입국관리소의 위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판결을 내린바 있는데요. 때문에 이주노조 간부들이 인권위 사무실을 점거하기도 했었죠.

- 그런데 이번에는 ‘직장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한 까르푸노조의 진정에 대해 “사실이라고 증명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려 노조가 당혹해 하고 있습니다. 어떤 노동자는 “인권위에 ‘인권’이 실종됐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는 군요.

- 특히 두 건 모두, ‘인권위의 조사 부족에 따른 결과’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데요. 사회적 약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인만큼, 인권위가 좀 더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네요.

이제 선거가 코앞인데…

- 민주노동당이 1월 당직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아직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가 없다고요.

- 예, 아직 나선 정치인이 없는 상황입니다. 당직자들이 모이면, 누가 유력 후보인지 말을 나누곤 하지만 한 결 같이 하는 말이 “누가 나올지 모르겠다”는 말 입니다. 후보 가시화가 늦어지면 그만큼 당원들이 판단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 내년 5월 지방선거을 앞두고, 이미 경남과 부산의 민주노동당 도지사 후보를 확정했고, 각 지역별로도 후보자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지만 유독 당내 선거는 ‘출마선언’이 늦는 것 같습니다.

- 예, 아마도 치열한 눈치작전 때문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구설만 많고, 나선 사람이 없는 상황인데요. 혹시 출마선언이 늦어지는 까닭이 보이지 않는 ‘빅브라더’ 때문은 아닌지 걱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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