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임단협이 겨울 한파를 무색케 할 정도로 뜨겁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8일 현재 37개지 지부 중 은행권 중에서는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노사가 지부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고, 비은행권에서는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자금중개, 대한주택보증 노사가 임단협에 각각 서명했다.

이들 금융기관과 달리 한국씨티은행(한미은행 지부), 조흥은행 등은 협상이 결렬돼 한미지부는 지난 11월2일과 이달 1, 2일 시한부 파업을 벌였고, 조흥지부는 지난 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제출했다.

은행권 임금인상률, 성과급 지급 등 걸림돌

은행권 중 지난달 28일 가장 먼저 협상을 마무리 지은 기업은행은 임금 3.8%(비정규직 7.6%) 인상에 합의했고 종업원지주제를 위해 은행이 적정 금액을 출연키로 했으며 노사 각 4인이 참여하는 '고용안정 및 은행발전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우리은행은 임금 4.0% 인상과 비정규직의 경우 출산 장려 차원에서 의료비 100만원 한도 내에서 불임치료비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지난 5일 노사가 합의했다.

은행권 노사 협상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지급이다. 제일은행의 경우 노조는 9.4%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은행쪽은 3.8%를 고수하고 있으며, 서울지부와 하나지부가 동일 요구안을 내놓은 하나은행의 경우도 노조가 9.4% 임금인상과 아웃소싱과 분사 시 노조에 사전통보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금까지 5차례의 실무교섭과 임원급 교섭 2차례 등 협상을 진행했지만 특별보로금 지급 문제에 있어서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임금인상 9.4%와 특단비를 임금 성격으로 바꿔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신한은행지부도 은행쪽과 6차례 협상을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수출입은행(노조 5.8% 요구), 한국산업은행(노조 9.4% 요구)등도 이달 들어 본격적인 노사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지방 은행 중 노사간 의견이 가장 많이 근접한 곳은 광주은행이다. 광주은행 노사는 임금인상 3.8%에 자기개발수당 등 일반 수당 부분을 인상하기로 했다. 또 부산은행(노조 10.4%요구), 경남은행(노조 9.2%요구)도 각각 2차례, 7차례 노사간 협상을 갖았으며 대구, 전북, 제주은행 노조들은 임금 9.4%인상을 요구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은행권 임단협은 순조롭게 진행

비은행권 중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1일 임금 2.0%에, 신용보증기금은 임금 3.8%, 시간외 수당 13시간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지난달 31일 노사가 합의했다. 또 산림조합중앙회는 임금 4%와 매월 자기개발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7일 합의했다.

반면에 농협중앙회지부는 임금 9.4%인상과 복지기금관련팀을 구성 등을 요구하며 사용자쪽과 2차례 교섭을 벌였으며 수협중앙회지부는 임금 7.4%를 요구하며 5차례 노사간 협상을 벌였다. 한국감정원 지부의 경우 임금인상 7%, 58세 이후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노사가 8차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금융결제원지부(9.4%요구), 전국은행연합회지부(임금 8.5%요구), 신용협동조합(9.4% 요구) 등도 활발하게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씨티·조흥은행, 해 넘겨도 노사 갈등 계속될 듯

지난 5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조흥은행지부는 조정기간 중 타결이 되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흥지부는 직급조정, 은행 명칭 사용, 존속법인 및 임금 격차 등 문제를 통합 전에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은행쪽은 '경영권과 관련된 문제'라며 협상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두달째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노사문제도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미은행지부는 이달초 이틀간에 걸친 파업에 이어 5일부터 신용카드 신규판매, 씨티은행 e-메일 사용, 콘퍼런스콜을 거부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4단계 태업명령을 내렸으며 현재 정시 출퇴근, 가계대출 및 투자·보험상품 신규 판매 거부 등 태업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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