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달간 거의 모든 언론에서 전교조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는데요. 아펙 계기수업의 예에서 확인되듯, 전교조를 비난하는 논조의 기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에 전교조의 한 상근간부가 “나쁜 것만 보도하지 말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도 보도해 달라”고 기자들에게 촉구(?)했다는군요.

- 사립학교 교사 출신인 이 간부는 평소 사학법과 관련된 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리며, 개인의 정치적 소견과 안부인사 등을 간단한 코멘트로 남기곤 하는데요. 최근 들어 전교조에 대한 비난 기사가 급증하자, ‘전교조가 내홍을 겪고는 있으나, 열심히 활동하는 부분도 있다’며 균형 있는 보도를 요구하는 코멘트를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 사실 일부 언론의 경우, 전교조와 관련된 일이라면 ‘비난부터 하고보자’는 식의 악의적 보도를 일삼고 있는데요. 기자들은 이 교사의 지적대로 ‘균형 보도’ 원칙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한국노총 최종안을 바라보는 정부는?

- 한국노총이 비정규법안 수정안을 제시했는데요.

- 법안을 발의한 정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협상이 노사 중심으로 되고 이미 법안도 국회로 넘어간 상태에서 표면적으로 정부는 조금 ‘뒷짐’을 지고 있는 모양새였습니다.

- 정부는 한국노총의 수정안도 별로 탐탁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정부안과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인데요.

- 기간제 및 파견기간을 3년에서 2년을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비정규노동자의 고용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또한 동등처우의 경우에도 기술·자격이 없는 비정규노동자가 (기술·자격 등이 있는) 정규직과 비슷한 업무를 한다고 동등처우를 해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는 입장입니다.

- 뭐,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어제 오늘의 생각은 아니지요.

올 겨울도 어김없이

- “몇 년 만에 중심가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가 벌어졌는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열린우리당 도당이 있었거든요. 아니 할 말로, 집회 중에 도당 사무실에 쳐들어가기라도 했어야 했는데, 그냥 촛불만 들고 노래만 부르다 왔어요.”

- 지난 29일 열렸던 민주노동당 시도당·지역위원장 합동회의에서 한 지역위원장이 전용철 열사의 죽음 이후 민주노동당의 투쟁이 너무 얌전한 것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하며 한 말입니다. ‘과격한 투쟁’이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지역위원장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 일단 합동회의에선 올 하반기 전용철 열사 투쟁과 비정규법 관련 투쟁을 이어가기 위해 ‘농성투쟁’을 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수를 이뤘습니다.

- 2003년 겨울에는 선거법 개정 문제로, 2004년 겨울에는 국가보안법 문제로 국회 앞에 농성을 했던 민주노동당은 올해도 어김없이 자리를 깔고 앉게 됐습니다. 부디 올 하반기에는 농성만 하는 게 아니라, 농성을 통한 ‘정치’를 하길 바랍니다.

국회 앞 다시 1년 전으로

- 국회가 비정규법 의결을 며칠 앞둔 가운데 여의도 국회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천막이 가득 찼습니다. 마치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던 지난해를 연상케 하는데요.

- 예, 이미 국회 앞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비닐 천막을 치고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두 달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비연을 비롯해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 천막농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현안투쟁사업장인 하이텍, 산업인력비정규직노조 등 민주노총 총파업을 앞두고 겹겹이 천막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 그렇군요. 민주노총도 지난 22일 국회 앞에서 시국농성을 민주노동당도 28일 농성에 들어가는 등 지난해 겨울로 회귀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 비정규노동자들은 국회가 지난 겨울 국가보안법 폐지를 미뤘던 것처럼 가능하다면(?) 정부의 보호입법도 미뤄주기를 바라며 겨울 초입, 농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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