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결국 ‘최종안’을 공개했다. 지난 4월 협상이 치열했지만 무산된 반면, 이번 11월은 ‘맥 빠진 교섭’이었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 1년3개월 동안의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한국노총의 평가와 비정규 연내 입법에 대한 중요성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한국노총이 최종안을 공개하기 이전부터 반발은 극심했으며, 실제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대표자들이 참석해 이에 항의하는 등 앞으로도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노총 스스로도 “이번 최종안은 노동계안보다 양보한 안”이라고 밝히고 있어 이같은 비난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국노총은 최종안을 공개하며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총대를 메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같은 한국노총의 결정은 한편으로는 지난 1년3개월 동안 비정규 보호법안의 입법을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과 교섭을 해 왔지만 결국 종착점이 여기라는 자체적인 평가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비정규 노동자의 보호를 위해선 법안의 연내 입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현재 국회와 노사간의 정치지형을 볼 때 ‘최종안’마저 내지 않는다면 노사(정) 교섭의 결과마저 온전히 보전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용득 위원장은 “노동계가 투쟁만 하고 별다른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법안은 교섭결과보다 더 후퇴하거나 아예 연내 입법화가 무산될 수도 있다”며 “한국노총은 국회 입법의 최종안을 던짐으로써 노동계 마지노선을 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노총의 최종안 발표는 돌출행동이 아닌 끊임없는 대화와 조율의 결과”라며 “이 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위원장직을 내놓겠다는 심정으로 이것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에 대해 “오늘 발표한 최종안은 양대노총 지도부가 충분히 검토할 만한 내용이었으며 누군가는 꺼냈어야 할 카드였다”며 “그럼에도 민주노총이 공조파기를 선언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그 선언과 한국노총의 선택에 대해 재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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