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전기 노동조합이 외자유치 6개월만에 1,300명 무더기 해고를 당한 데 맞서 회사대표와 외국자본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노조는 "외국투기자본의 계획적 사기극에 함께 했다"며 외교통상부 박상은 경제통상대사도 피청구인에 포함시켰다.

금속노조 오리온전기지회(지회장 배태수)는 29일 회사 김주만 대표이사와 매틀린패터슨, 오션링크 등의 외국자본 및 그 대리인 13명에 대해 "고용보장 약속기간 3년 중 2년6개월을 지키지 않았다"며 대구 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대우그룹 부도 여파로 2003년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오리온전기는 올 3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매틀린패터슨에 매각됐다. 일괄매각과 종업원의 고용보장을 전제로 매틀린패터슨은 당초 제안가격보다 200억원이 적은 600억원에 오리온전기를 인수했고 공적자금 1조3천억원도 탕감받았다. 또한 매각 당시 노동조합과 향후 3년 이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교환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인수 6개월만인 지난 10월31일, 이 합의를 깨고 임시주총을 열어 일방적으로 회사 청산을 결의해 노동자 1,300명이 해고당했다. 이에 노조는 합의서상의 고용보장 잔여기간인 2년6개월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노조는 "3년간의 고용보장, 구조조정 시 노사합의, 분할매각 시 양수인에게 동일한 조건 승계 약속만 믿으며 열심히 일해 온 노동자들과 대한민국의 사법부, 국민의 혈세를 탕감해 준 서울보증보험 등 주요기관들이 외국투기자본에게 사기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노조는 외국자본 유치 과정에서 매틀린패터슨과 서울보증보험 사이에 적극적인 중재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박상은 외교통상부 경제통상대사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박 대사는 지난 8월 오리온전기로부터 회사 정상화에 대한 고마움의 뜻으로 감사패를 전달받았으나 3개월만에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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