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을 앞서기는커녕 제대로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앞 다투어 노인사회를 준비해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책임지고 사업해야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이렇다 할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 않다. 

초고령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는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가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노인은 보통 사회에서 주류로 인정되고 있지 않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주요한 소비와 생산의 주도자도 아니요, 사고 또한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로 치부되어 사회활동에서도 단절되어 있다. 이로 하여 노인정책의 방향 또한 보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 존재로, 근본적이며 적극적인 노인 정책보다는 소극적인 겉치레에 머물고 있다.

주변 어르신들을 만나면 대부분이 일자리를 바라고 계신다. 소일거리라도 좋으니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거동이 많이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백의 구십의 어르신은 일자리를 원하신다. 이는 경제력을 가지고자 하는 요구도 있겠으나 사회활동의 단절을 극복하고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아의 가치를 되찾고자 하는 요구이기도 하다. 얼마 전 경기도에서 ‘노인취업박람회’를 개최하였으나 노인을 구하는 기업이 많지 않고 넓은 경기도의 한 곳에서만 박람회를 개최하여 그야말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혹평 속에 막을 내렸다. 

노인취업박람회 등 요식행위 많아

역사는 미래의 지침이 된다. 그리고 그 역사를 이끌어온 주인공들은 자라는 후손들에게 존경받아야할 존재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노인을 바라보는 사회인식이 그 저변에 있기 때문이다. 이 인식의 변화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야한다. 사회활동이 단절된 노인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존경받으려면 노인에 맞는 사회역할을 갖게 하고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얼마 전 ‘팥죽할멈과 호랑이’로 유명한 옛이야기 작가인 서정오 작가를 만난 적이 있다. 옛이야기를 모으고 다니는데 혼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이 일을 하면 좋겠다는 대화를 했다. 우리 것이 소중하다고 역설하지만 우리 것을 다듬고 정리하여 지키기 위한 노력은 없다는 것이다. 전적으로 동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갑자기 이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어르신’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한 동네에 한 명 정도의 이야기꾼 어르신이 있다고 하는데 이 분이 누구이신지, 이야기를 듣고 모아오는 것도 그 동네의 어르신들이 직접 하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이 잘 할 수 있는 일자리 만들어야

노인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일자리로 만들고 봉사활동의 분야 또한 이런데 초점을 두면 노인의 사회기여도도 높일 뿐 아니라 노인의 사회활동도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다.

관점의 전환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구색맞추기식의 사업보다는 근본적인 변화를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당연히 ‘초고령사회’를 준비해야하고 ‘나도 늙으니까’하는 식의 일반적인 사고가 아니라 반드시 준비해야하는 과제로, 그리고 현재 사회에서 겪고 있는 노인의 어려움에 눈높이를 두고 생각해야한다.

노인의 즐거운 사회생활이 보장되는 사회! 그리하여 노인이 존경받는 사회! 우리 모두가 바라는 사회가 아니겠는가? 노인기가 죽음을 준비하는 시기가 아니라 사회의 튼튼한 버팀목으로 역할하며 기뻐할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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