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국노총 평화집회 폭력 진압 물의…영등포 경찰서장 사과

"대통령 얼굴에 먹칠하자는 거냐."

겨울비가 내리는 10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 한국노총 승합차량에 설치된 확성기는 격앙된 목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나라의 경찰이 노동자들을 개 패듯 해도 되는 거냐 말이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이날 오전 11시 '3차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를 30분만에 마친 한국노총 사무총국과 소속연맹 간부 150여명이 민주당사를 항의방문하기 위해 이동을 시작한 순간, 전투경찰들이 그들의 앞을 막아서면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전투경찰은 방패와 곤봉으로 사정없이 시위대를 내리쳤고, 집회 참석자들은 깃대와 피켓으로 맞섰다. 이 와중에 집회 사회를 맡았던 한국노총 조직특별위원회 강훈중 부장이 얼굴과 오른쪽 다리에 심한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충돌 직후 집회 참석자들은 '폭력경찰 규탄대회'를 열어 경찰 책임자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조천복 사무총장은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면서도 두시간 가량 연좌농성을 계속했다.

결국 사태는 오후 2시께 나타난 영등포 경찰서장이 조천복 사무총장에게 "과잉 대응했다면 사과한다"고 말하면서 일단락 됐다.

이날 집회에 참석했던 철도노조의 한 지부장은 "정부가 주도해 온 노사정위원회에서 한국노총 마저 논의를 중단한다고 하니까 이젠 한판 붙어보자는 심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