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교수협의회가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는 민주적 총장 선출’을 요구하는 노동조합과 학생들의 요구를 외면, 교수들로만 선거인단을 구성해 차기 총장선거를 진행하고 있어 학교 구성원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간 노조는 지난해 5월 재단과 합의한 ‘차기 총장선출 시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는 민주적 총장선출제도를 대학 평의원회에서 마련한다’는 단협 내용을 근거로 노조, 학생회, 교수협이 참가하는 ‘총장선출 준비위원회’구성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교수협은 “단협은 재단과 노조간 합의사항일 뿐 교수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존 관행대로 교수들로만 구성된 독자적인 ‘총장후보선출위원회’를 발족해 지난 11일과 18일 예선투표를 진행하고, 21일 결선투표까지 마친 상태다.

이에 대해 노조는 “교수협이 법적 도덕적 정당성을 상실한 그들만의 투표를 하고 있다”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교수협의 독단적인 선거 강행을 수수방관한 이사회의 책임도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철 대학노조 외대지부장은 “외대가 학내 문제 등으로 6년여 간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지난해 비로소 공영재단을 설립하는데 성공, 재단과 노조가 학내 민주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단협까지 체결했다”며 “그러나 이름만 공영재단이지, 정작 교수협의회의 일방적인 태도에 아무런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며 재단측의 무능을 지적했다.

한편, 21일 교수협의 주도로 결선투표까지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노조는 일단 재단측에 ‘총장 임명 거부’를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한 간부는 “교수협 주도로 선출된 인물에 대한 ‘총장 불인정’ 투쟁과 함께, 총장 임명권을 갖고 있는 재단측에 ‘임명 거부’를 요구할 계획”이라며 “재단이 노조와 학생의 마지막 요구까지 외면할 경우, 재단을 상대로 한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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