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에 위치한 그랜드호텔 직원들이 노조설립을 한 뒤, 첫번째 임단협도 체결하지 못한 채 36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특히 회사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기도 전에 직장폐쇄를 단행해 조합원들의 근무지 출입을 막고 있으며, 노조는 회사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며 “노조 창립 당시 108명에 이르던 조합원들이 불과 5개월만에 16명으로 줄어들었고 회사가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탄압으로 얼룩졌던 ‘제2의 리베라호텔 사건’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1일 온양 그랜드호텔 노사에 따르면 이 회사 직원들은 지난 6월 노조를 설립했으며 5개월 동안 12차례의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임금협상 △노조사무실 제공 여부 △노조전임자 인정 △조합비 일괄 공제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지난 9월24일 86%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하고 10월8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회사쪽이 파업 예정일보다 이틀 앞서 직장폐쇄를 단행함으로써 조합원들은 파업도 벌여보지 못하고 회사로부터 쫓겨난 형편이 됐다.

특히 회사는 이를 단행하며 조합원들의 근무지 출입을 봉쇄하는 한편, 조합 탈퇴서를 쓸 경우에만 일을 할 수 있다고 조합탈퇴를 유도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창립 초기 108명에 이르던 조합원들은 21일 현재 16명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

노조는 “회사의 이같은 행동은 부당노동행위”라며 천안지방노동사무소에 이를 고소한 상태다. 또한 노조는 지난달 17일부터 이에 항의하며 36일째 그랜드호텔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회사가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조합원들도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김선경 노조위원장은 “중원미디어에서 호텔을 인수한 지난 2000년 이후 5년 동안 단 한차례의 임금인상도 없었고 이에 따라 노조가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설립됐다”며 “그러나 회사는 노조의 기본인 조합비 일괄공제 등도 받아들이지 않는 등 사실상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회사쪽 관계자는 “노조와의 교섭에 나서고 있고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호텔 사업장에서 조합원들이 조합조끼를 입고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조합원들의 출입을 봉쇄하는 등의 일이 생긴 것”이라고 해명하며, “조합원들이 지금이라도 아무 조건 없이 근무지에 복귀한다는 의사를 표현하면 직장폐쇄를 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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