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3일 오전부터 김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 접견실에서 20분 가량 상봉을 겸한 1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양측의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평양시민들이 나와 환영해 감개무량하다"며 감사의 뜻을 전달했고 김 위원장은 "자랑을 앞세우지 않고 섭섭치않게 해드리겠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 손님을 맞는 주인의 입장에서 비교적 많은 말을 건넸고 김 대통령은 손님이라는 점을 의식해 김 위원장의 말을 받아 진지하게 남측의 방침들을 전달했다.

다음은 두 정상이 나눈 대화록 전문.

▶김 대통령=(응접실 벽에 걸린 대형그림을 보면서) 무슨 그림들입니까.

▶김 위원장=원래는 춘하추동 그림입니다. (전금진 아태평화위 참사가 "묘향산의 춘하추동을 그린 것입니다"라고 설명)

▶김 위원장=(김용순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을 향해) 용순비서, 김 대통령과의 자동차를 타고 오느라 수행한 장관들과 인사를 못 나눴어요. (남측 공식수행원을 향해)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

통일부 장관은 TV에서 봐서 잘 압니다.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을 보고) 남북정상회담 북남합의때 TV로 많이 봤습니다. (김용순 위원장이 임동원 대통령 특별 보좌역에게 공식수행원 소개를 부탁했고 임 보좌역이 차례로 장관을 소개했다. 그때마다 김 위원장은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

▶김 위원장=날씨가 대단히 좋고 인민들한테는 그저께(11일) 밤에 김 대통령의 코스를 대줬습니다. 대통령이 오시면 어떤 코스를 거쳐 백화원 초대소까지 가는지 알려줬습니다.

준비관계를 금방 알려줬기 때문에 외신들은 미처 우리가 준비를 못해서 (김 대통령을 하루동안) 못오게 했다고 하는 데 사실이 아닙니다. 인민들은 대단히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와서 보고 알겠지만 부족한 게 뭐가 있습니까.

▶김 대통령=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 나와 놀라고 감사합니다. 평생 북녘 땅을 밟지 못하는 줄 알았는데 환영해줘서 감개무량하고 감사합니다.

7000만 민족의 대화를 위해 서울과 평양의 날씨도 화창합니다. 성공을 예언하는 것 같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중 나온 시민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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