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던 13일, 대학로에서 또 경찰들의 검문, 검색이 있었다면서요?

- 예, 이날 대학로에서는 민주적 사법개혁 실현을 위한 국민연대 주최의 국민대회에 참석을 했는데요.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경찰을 잡기 위해 경찰들이 검문, 검색에 나선 것이라고 합니다.

- 무슨 이야기인지 자세히 좀 해주시죠?

- 예. 민주사법국민연대에는 사법개혁네티즌연대라는 단체도 참여를 하고 있는데요. 그 단체 회원 6천여명 중 경찰이 2천여명이라고 하는군요. 그래서 경찰들이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었는데, 이 소식을 들은 경찰청이 APEC 등 주요 행사를 앞두고 경찰이 집회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해서 경찰들을 색출(?)하기 위해 검문, 검색을 벌였다고 합니다.

- 그렇군요. 경찰들도 나서서 사법개혁을 외치고 있으니 사법개혁이 단행될 날도 멀지 않은 듯합니다.

속리산의 ‘아이 내림’(?)

- 지난 11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에 특별한 일이 있었다죠?

- 예. 11일 노조가 2005년 임금 교섭에서 잠정합의를 이뤄냄으로써 임금협상은 별 진통 없이 마무리하게 됐고요. 또 노조가 노동조합설립신고서반려처분취소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해 노조 설립 신고필증을 받은 지 1주년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대법원에서 승소한 것은 2004년 11월12일이었지만 12일이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인데다 주말인 것을 감안해 노조는 11일 번개모임을 통해 1주년을 자축했습니다.

- 그런데 당일 연락한 번개 모임임에도 50여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참석해 파업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똘똘 뭉쳐진 동지애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비행 때문에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조합원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는 후문입니다.

- 이날 번개 모임에 참석해 들은 이야기인데요. 조종사들이 비행으로 인한 불규칙한 시간과 건강 등의 문제로 그동안 불임 부부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25일간의 파업 이후, 그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던 조종사들에게서 모두 임신 소식을 들었다고 하네요.

- 모두 속리산에서의 정기(?)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것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APEC 앞두고 가로수 지지대 왜 치웠나?

- 부산 수영로 일대 가로수 지지대 1천여개가 지난 10일 하루아침에 사라져 시민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습니다.

- 거참, 한때 유행했던 것처럼 고철로 팔아먹으려고 누가 훔쳐간 것인가요.

- 그랬다면 그러려니 이해나 하겠지만, 아닙니다. 부산시와 수영구청이 APEC 기간 반(反)APEC 단체들의 시위에 지지대가 시위도구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미리 치웠다고 하네요.

- 그러니까 부산시의 폭력시위 사전차단책이라는 말이군요.

- 예. APEC 기간 노점상 영업금지, 통행금지 구역 지정, 노숙인 감추기, 건설공사 중단 등 그동안 갖가지 조치를 내린 부산시가 ‘지지대를 휘두르는 시위대’라는 대단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수천건 집회신고를 냈다가 대부분 금지통보를 받은 반APEC 단체들은 집회를 해 보지도 못하고 폭력집단이나 테러단체로 몰려버렸습니다.

망각은 망조

- 기초의회의 주택분 재산제 인하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민주노동당 홈페이지가 또 시끄러워졌다고요.

- 예, 일부 당원들이 홈페이지의 올린 글들을 보면, 이번 사태를 ‘정책위의 정파적인 공격행위’로 분석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특정정파 소속 의원들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사실 지난해 11월 1차 부유세 파동 때도, 정파 대 정파 구도로 문제가 비화되면서, 토론은 있되 성과는 없는, 토론과 비방이 구분되지 않는 상황이 있었는데요. 2차 부유세 파동에선 좀 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닌가 합니다.

- 최근 개봉한 한 영화에서 니체의 격언이 인용되는데, “망각한 자는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라는 말입니다. 이 격언을 지금 상황에 대입할 때는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망하는 자에게는 망각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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