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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인간의 삶 사이를 비집고 들어선 23편의 노동영화서울국제노동영화제, 그 아홉번째…오는 15일부터 아트시네마에서 개최
‘현재 자본의 시스템은 얼마나 인간다운 삶과 충돌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시스템에 의해 노동자들의 삶은 어떻게 파괴당하고 있고 노동자들은 그 파괴에 맞서 어떻게 대항하고 있는가’.

노동 미디어운동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암중모색 중이다. 자본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에 맞선 노동자 민중의 투쟁과 변혁도 역시 진행형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조직화 바람은 여전히 미풍에 불과하고 노동계는 잇단 비리사건과 내분으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다. 여전히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열은 다시 정비돼야 한다. 그리고 올해 ‘노동영화’는 ‘자본에 경고’를 하고 나섰다. 앞서 밝힌 자본의 시스템이 만들어 가고 있는 인간 삶의 파괴 과정과 이를 투쟁으로 전환시켜 나가는 노동자 민중의 대항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자신들의 몫’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동영화는 ‘신자유주의’가 유포하고 있는 ‘유토피아의 꿈’이 노동자 민중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는 일들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노동영화, 자본에 경고하다


올해로 아홉번째를 맞이하는 서울국제노동영화제의 슬로건은 이렇게 정해졌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인간적인 삶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틈을 ‘노동영화’가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슬로건 하에 모두 9개국에서 출품된 23편의 영화들이 오는 15일부터 6일간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한 허리우드 극장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다. 이 영화들은 우리 삶 주변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본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것이다.

올해 주목되고 있는 작품들은 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활동들을 담은 영화들이다. 자본의 세계와 과정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점차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연대운동의 발전 수준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에 배치된 동아시아의 작품들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미래를 예비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등 9개국에서 출품된 12편의 해외작들


자본주의적 발전에 집착하는 두번째 혁명에 의해 고통받는 중국 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린 <콘크리트 혁명>과 일본 노동운동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철로는 경고한다 : 아마가사끼 사고와 JR동일본>, 구조조정 과정에서 드러난 조선 노동자와 국가와 관료화된 노조간의 삼각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재생계획> 등 세 편의 작품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라틴 아메리카의 변혁운동은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면서 세계 변혁세력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에도 <베네수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이란 작품이 개막작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이 작품을 연출했던 마르셀로 안드라데 감독이 신작 <올드맨과 헤수스 : 반란의 예언자들>을 출품해 노숙인들의 랩과 구술을 반란의 예언으로 해석해낸다. 또한 <교실에서 거리로 : 멕시코 교원 민주노조>라는 작품은 노동자 투쟁의 현주소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3년 연속 노동영화제를 통해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영상집단 ‘노동자의 눈’의 <그들 역시 투쟁한다>는 박진감 있게 현장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그려내고 있는 활력 넘치는 작품이다. 아울러 캐나다에 온 멕시코 이주 노동자의 삶을 그려낸 <계약>은 국경을 넘나드는 이주 노동자의 현실을 섬세하게 재현한다.

이와 함께 중동에서는 비록 거칠지만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사고와 실천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인 <벽을 무너뜨리며>와 네 명의 노동자들을 추적하며 전세계를 떠도는 미국 자본이 어떻게 국내의 노동자들을 착취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노동의 빈곤화>가 상영될 예정이며,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과 관련하여 가장 충격적인 작품이 될 <엔론 : 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들>은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 상황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탐욕스러운 공룡이 되어버린 거대자본의 실상을 꼼꼼하게 그려낸다.

해외 작품 회고전 부분에서는 지난해 노동영화제 폐막작 <레이문도>를 통해 소개된 이후 그동안 많은 관객들이 요청해 왔던 레이문도 글레이져 감독의 대표작인 극영화 <배신자들>과 주류 영화 내에서 노동 관련 영화의 점유율이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시기인 무성영화 시대의 작품 중 천신만고 끝에 자료가 보존된 <아이들의 외침>이 준비돼 있다.


노동영화는 한국에서 일어난 일들을 알고 있다

국내작으로는 먼저 노동자뉴스제작단이 2005년도 한국에서 일어난 일들을 담은 다섯개의 작품이 상영된다. 현대자동차에서 점심시간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방영되기도 했던 <열열 프로젝트>는 노동영상운동의 또다른 모델을 보여줄 것이며 역시 현대자동차노조와 함께 교육용으로 제작한 <우리들의 장밋빛 인생>과 <문화 - 우리가 아는 몇가지, 우리가 모르는 수십가지>에서는 각각 교대제의 문제점과 함께 노동자의 시각에서 분석한 문화를 보여줄 것이다.

이와 함께 공공노련과 함께 산별문제를 다룬 <더 넓게, 더 강하게, 더 높게 - 공공산별, 또 다른 미래의 시작>과 <이중의 적>에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에 초점을 맞춰 영상으로 그려내 <유언 - 박일수 열사가 남긴 56일간의 이야기>라는 작품이 준비돼 있다.
아울러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영상팀의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아시아나 노동자의 투쟁을 담은 태준식의 <여름, 404, 승리 - 2005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총파업 투쟁>, 건설현장의 일용직 노동자인 아버지를 통해서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건설 노동자의 현실을 그려내는 김미례의 <노가다>, 경찰청 고용직 노동자의 투쟁을 담아낸 최은정의 <경찰청고용직노조, 1년의 투쟁(가제)>, 하이텍알씨디 노동자의 산재인정 쟁취투쟁을 추적한 혜리의 <우리 앞에 놓인 길- 집단산재승인 쟁취를 위한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노동자들의 투쟁(가제)>, 울산 플랜트노동자의 투쟁에 관한 노동자들의 기록물인 <울산건설플랜트노조 투쟁보고서 - 76일간의 파업> 등이 국내작의 리스트에 올라 있다.

이번 노동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가 후원하고 노동자뉴스제작단 주최로 열린다. 더욱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http://www.lnp89.org/9th’를 방문하거나 노동자뉴스제작단(02-888-5123)으로 문의하면 된다.

영화제 상영 시간표
날짜 상영시간 날짜 상영시간
15 (화) 3:00 그들 역시 투쟁한다
3:50 철로는 경고한다
4:50 배신자들
6:50 문화 - 우리가 아는…(개막작)
7:50 콘크리트 혁명
9:00 교실에서 거리로
16 (수) 12:00 벽을 무너뜨리며
1:00 우리들의 장밋빛 인생
2:00 엔론
4:10 더 넓게, 더 강하게
5:10 올드맨과 헤수스
6:40 아이들의 외침
7:20 여름, 404, 승리
8:20 열열 프로젝트 1
9:10 우리 앞에 놓인 길
17 (목) 12:00 노동의 빈곤화
1:40 계약
2:40 열열 프로젝트 2
3:20 재생계획
5:30 문화, 우리가 아는...
6:30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7:10 경찰청 고용직
8:10 노가다
18 (금) 12:00 아이들의 외침
12:40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1:30 유언
3:10 울산 건설 플랜트 노동자 투쟁
4:10 여름, 404, 승리
5:10 열열 프로젝트 3
6:00 계약
7:10 재생계획
9:20 더 넓게, 더 강하게
19 (토) 11:00 열열 프로젝트 1
11:40 교실에서 거리로
12:50 노가다
2:50 벽을 무너뜨리며
3:50 우리들의 장밋빛 인생
4:50 철로는 경고한다
5:50 배신자들
7:50 열열 프로젝트 2
8:40 올드맨과 헤수스
20 (일) 11:00 콘크리트 혁명
12:20 우리 앞에 놓인 길
1:20 경찰청 고용직
2:20 노동의 빈곤화
4:00 열열 프로젝트 3
4:40 울산 건설 플랜트 노동자 투쟁
5:40 그들 역시 투쟁한다
6:30 엔론
8:40 유언 (폐막작)
※ 전작품 2회 상영 (2교대 근무 노동자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평일 낮 1회, 평일 저녁 및 주말 1회, 총 2회 상영)
※ 영화간 휴식시간 15분 ※ 작가와의 대화 15분 ※ 종영시간 : 화-토 10:00 / 일 9:50

김봉석 기자  seok@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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