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산별의 노총 행사 불참 선언과 일부 산별들의 노사정위 복귀 주장으로 약 2주간에 걸쳐 내홍을 앓아 왔던 한국노총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번 내홍 사태로 인해 그동안 잠재해 왔던 한국노총 내 갈등이 밖으로 표출되면서 조직이 분란에 휩싸이는 듯했지만 갈등 해결을 모색하는 토론들이 이뤄지고 현장의 의견이 수렴되면서 오히려 내부 갈등을 치유하고 조직의 민주적인 운영에도 도움이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높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제조산별의 반발 사태는 12일 이들 산별위원장과 노총 임원들 간의 면담으로 일단 매듭을 푼 상태다. 금속과 화학, 식품, 출판 등 4개 제조산별위원장들과 이용득 위원장, 백헌기 사무총장, 유재섭 수석부위원장, 장대익, 김성태 부위원장 등 5명의 임원들은 이날 오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만나 그동안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고 한국노총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이날 만남을 통해 △한국노총 사무총국에 ‘제조공동화 대책기구’를 설치키로 했으며 △노사정위 제조특별위원회를 재가동해 논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한국노총에서는 중소영세 사업장의 노조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제조공동화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등 제조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제조산별위원장들 또한 행사 불참 선언을 거두고 한국노총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먼저 오는 20일 개최될 전국노동자대회에 제조산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이후에도 산업공동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노총 중앙과 고민을 함께 해 나가기로 했다.

박헌수 화학노련 위원장은 “이번 만남을 통해 정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고 그동안의 오해와 갈등을 치유할 수 있었다”며 “노총 중앙의 개선 노력과 함께 제조산별에서도 한국노총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백헌기 사무총장 또한 “갈등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각 대표자들이 모여 함께 해법을 모색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통해 한국노총의 단결과 발전을 위해 힘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이와 함께 한국노총은 ‘노사정위 특별위원회 복귀’로 가닥을 잡고 있는 노사정위 복귀 논란에 대해서도 14일 오후 늦게 회원조합대표자회의를 열고 확실한 매듭을 지을 요량이다.

그동안 한국노총을 곤혹스럽게 해 왔던 내홍 사태에 대해 이병균 금속노련 위원장은 “이번 일들이 한국노총의 분란으로 비춰지면서 조직 안팎의 우려도 많았지만 결국 해법 모색을 위한 이같은 만남이 성립되면서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도 한국노총 모든 조직이 이같은 건전한 비판과 논란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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