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오전 11시45분쯤 같은 승용차를 타고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으며 김 위원장은 차에서 내린 뒤 영빈관 입구에 잠시 서서 뒷차로 도착한 이희호 여사에게 먼저 들어갈 것을 권하는 등 각별히 예우했다.

김 대통령 내외는 숙소 입구에서 보라색과 주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한여성들로부터 "반갑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꽃다발을 건네 받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파도치는 바다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김 대통령은 이 때 남북한 사진기자들에게 "잘 찍으세요"라고 말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과의 사진촬영이 끝나자 곧이어 이 여사도 함께 사진 찍을 것을 권유하며 김 대통령 내외와 사진을 찍은 뒤 큰 목소리로 "장관들도 같이 합시다"라고 제의, 수행원들과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 위원장은 또 "김용순 위원장은 어디에 있어"라며 김 조선아태평화 위원장을 불러 김 대통령 내외, 공식 수행원과 함께 다시 한번 포즈를 취했다.

김 위원장은 사진촬영이 모두 끝나자 김 대통령 내외와 공식 수행원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김 대통령 내외와 공식수행원들을 접견실로 안내했다.

접견실에서 김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이 공항까지 마중 나오는 등 대대적으로 환영해준 데 대해 "감개무량합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 및 공식수행원들과 환담하면서 "절대 섭섭치않게 해줄 테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 2박3일 동안 (세계에게) 대답을 줘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등 시종 자신감 넘친 어조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따금씩 농담도 건넸다. 그는 이날 낮 12시40분쯤 상봉 및 1차 회담을 겸한 만남을 마치고 접견실에서 나와 김 대통령 및 공식수행원들에게 "잘 편히 지내시기 바랍니다"라면서 떠나기에 앞서 일일이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안주섭 경호실장을 보자 "걱정하지 마십시요"라며 웃음을 유도했다.

특히 이날 북측은 상봉을 겸한 1차 회담 시작부터 거의 끝날 무렵까지 남측 공동취재단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김 대통령 내외는 김 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을 떠난 뒤 김명철 영빈관장(54)으로부터 영빈관내에 전시돼 있는 꽃나무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관장은 화분 2개에 심어져 있는 파란색의 `김일성화'와 화분 5개에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김정일화' 앞에 이르자 "김일성화는 인도네시아 식물학자가 보낸 것이며 김정일화는 일본식물학자가 재배해 보낸 꽃"이라고 설명했고, 이에 김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유심히 살펴봤다.

김 대통령 내외는 김 관장 안내로 숙소로 들어가 우리나라 TV수신기가 달린 숙소내의 TV를 통해 순안공항 도착 장면과 순안공항에서부터 영빈관에 이르기까지 연두에서 환영받는 장면을 시청했다.

이어 김 대통령 내외 단둘이서 오찬을 함께 하고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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