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는 10일 은행연합회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료 출신이 총재가 선임된다면 출근저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진환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사진 오른쪽>은 "그동안 정부정책을 수행하는 산업은행의 특성상 재경부출신 관료가 총재를 역임해 왔지만 낙하산 인사, 관치금융시비 등 경영의 안정과 일관성 유지에 문제가 있었다"며 "산업은행이 경제발전을 견인하는 국책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내부총재 선임을 통한 자율경영, 책임경영체제를 시급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양정주 금융노조 위원장 직무대행도 "산업은행 총재의 평균 임기는 18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는 업무를 제대로 알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고 지적했다.

사 위원장은 "산은법상 올해부터는 정부에게 이익금의 배당을 실시하는 것으로 예정돼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대적 환경이나 산업은행의 특성으로 보나 차기 총재는 내부 인사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은행연합회는 제7차 사원총회를 열어 신임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를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유지창 신임회장은 "은행산업은 은행간, 업종간 국내-국제 경쟁 등을 감당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은행의 공공성을 확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은행산업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문일답> 사진환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위원장
"내부에 검증된 인사 많다"
사진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료출신이 신임총재로 선출될 경우 금융노조와 함께 총력 저지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출근 저지투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유지창 총재도 재경부 관료 출신이었는데, 이번에 노조가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 총재의 경우 재경부, 금감원 등에서 직원들의 신망을 얻었다. 또 재경부 재직 당시 산업은행의 업무를 담당해 내부 문제를 잘 알고 있었고 산업은행 직원 정서도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 내부 인사 선임을 위해 노조는 무슨 활동을 하고 있나.
"두차례에 걸쳐 성명서를 발표했고 최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탄원서를 전달했다. 청와대가 내부 인사를 포함해서 민간인 출신도 검토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 현재 후임 총재로 논의되는 후보들이 있는데, 노조의 생각은 어떠한가.
"현재 물망에 오르는 후보들은 내부 총재보다 나은 게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 내부 인사라면 누구를 얘기하는가.
"이윤우 부총재를 비롯해 산은 임원진들은 업무능력면에서 검증된 사람들이 많다. 인사부분은 재경부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조가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임원 중에서 선출하게 되면 부총재가 가장 오래 근무를 해왔고 검증된 인물이기 때문에 우선적인 고려대상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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