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서 생산된 완성차를 각 지역 출고장이나 대리점에 배달하는 카캐리어 노동자들이 낮은 운송료와 높은 수수료 때문에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 못해 운송사에 개선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지난 4일 교섭요구가 운송사측의 회피로 무산되자 7일 현대자동차 명촌주차장에 거점을 확보, 천막농성에 돌입한 화물연대 울산지부 카개리어지회(지회장 오덕환)는 9일부터 운송을 전면거부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완성차 배달은 화주(현대자동차)-화물운송 주선업체(글로비스)-운송업체(웰비스, 삼풍운수, 현진, 진양기업)-지입차주(카캐리어 노동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관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회는 조합원들과 직접계약관계에 있는 4개의 운송업체에 7개의 공동요구안을 제시하고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운송업체는 만날 이유가 없다며 교섭장에 나오지도 않는 실정이다. 지회 파업으로 평소 배달량의 1/3 정도만 직영노동자들에 의해 처리되고 나머지는 기차로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의 절박한 사정은 울산-신갈 1회(6대 상차) 왕복 손익계산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지회에 따르면 이럴 경우 운송료는 63만2,720원을 받지만, 비용은 수수료 7만4776원, 기름값 34만8,000원, 부가세 5만7,520원, 도로비 4만9,000원과 경비, 보험료, 지입료, 수리비, R/O비용 등을 합해 총 64만3,762원이 나와 1만1,042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

따라서 지회는 요구사항 첫번째로 현재 12%~14%인 수수료를 5%로 일괄 인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것은 운송사간 담합에 의해 오른 수수료를 3년 전 수준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오유경 화물연대 울산지부 사무차장은 “운송노동자는 한번 뛰는데 1만1,000원 이상 손해를 보는데 운송사는 수수료를 7만5,000원이나 챙기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더 이상 적자운행은 할 수 없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강경한 뜻”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회는 △휴대폰 위치추적 중단 △차량 과다증차 및 불법개조로 인한 피해 개선 △화물연대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과 탄압 중단 △기사 대기실 및 휴식공간 등 복지시설 제공 △부당한 R/O비용 개선 및 공정한 배차 △정기간담회 개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오 사무차장은 “4대 이상 싣지 못하는 차량을 개조해 8대를 싣고 과적으로 인한 사고위험과 비용부담을 전부 조합원이 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투쟁이 길어지더라도 이번 기회에 불합리한 운송사와의 관계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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