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된 반면, 기업대출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고금리를 쫓아 헤매던 돈들이 은행으로 몰려 정기예금 수신이 2년만에 최대 규모로 늘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300조4,112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1조7,720억원 증가했다. 지난 3월 1조682억원 이후 7개월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1조2,344억원 늘어나 지난 8월 2조5,638억원, 9월 1조7,226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가 둔화돼 정부의 8·31종합대책과 금융감독당국의 주택담보인정 비율 강화조치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계대출이 줄어든 만큼 기업대출은 늘어났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은 3조5,154억원 늘어 지난 7월의 3조6,777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1조3,799억원으로 지난해 1월 이후 2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기업투자 활성화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한편 지난달 은행권 수신은 3조1,844억원 줄어들어 최근의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지난 9월 무려 7조6천억원이나 증가해 2년 6개월만에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던 수시입출식예금(MMDA)의 만기가 돌아온데다 부가세 납부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은행의 정기예금은 고금리 특판과 수신금리 인상 등에 힘입어 4조1천억원이나 늘어 지난 2003년 11월 이후 최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 9월 1조6천억원 순발행을 기록했던 회사채는 7천억원 순상환으로 돌아섰고 기업어음은 일부 기업의 운영자금 수요 등으로 2조원 순발행 됐다. 전달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던 머니마켓펀드(MMF)는 지난달 1천억원 줄어들었지만 감소폭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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