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의 후예들이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다시 일어서고 있다. 서울의류산업노조 (주)루치아노최분회(분회장 안군섭)는 8일 오전 8시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전면파업과 함께 공장점거 투쟁에 돌입했다.

(주)루치아노최는 백화점에 고가의 밍크코트와 명품의류를 납품하고 전국에 32개 매장을 가진 업체로, 이곳에는 생산, 영업, 디자인, 물류 등의 업종에 15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싱, 재단 등을 맡아 하는 생식직 노동자 90여명은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이다. 때문에 이들은 소사장제 폐지와 노동자성 인정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 것.

노조는 지난달부터 △유니온샵 제도 도입 △노조 전임자 1명 보장 △소사장제 폐지 △정리해고 요건 강화 등을 요구하며 사쪽에 교섭을 요청해 왔으나 사쪽은 '소사장은 교섭의 주체가 아니다'라며 교섭 자체를 거부하고 나서 진통을 겪어왔다. 특히 최근 사쪽이 안군섭 분회장을 징계위에 회부하고 김상현, 최병렬 부분회장과 신동식 노조 사무장 등 노조간부 3명에 대해 '여타의 사정을 종합하여 도급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해고통보서를 발송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한 노조는 "노동법에 쟁의기간 중 대체인력 투입 금지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사쪽이 하청업체 4곳에 일감을 계속 보내고 있다"면서 "하청에 맡겨진 일감을 당장 본사로 수거하지 않을 경우 공장점거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당분간 노사간 대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편, 같은 업종인 (주)쎌리나분회 조합원들 지난달 31일부터 소사장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 중에 있다. 서울의류산업노조는 "우리가 만든 옷 한벌이 패션쇼와 백화점 명품매장에서 수백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지만 정작 그 옷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생존의 나락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이들 고급의류회사는 매출이(연매출 200-500억) 신장하고 있음에도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으로 전락시켜 4대보험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을 박탈하고 있다"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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