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한국노총 단위노조 대표자들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해 높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복수노조 허용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심정을 나타냈으며,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차별철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8일 여주 중앙교육원에서 열렸던 한국노총 단위노조대표자 수련대회<사진>에 참가한 이들은 산별로 나눠 분임토의를 갖고 비정규직 법안과 노사관계 로드맵 등을 중심으로 한 하반기 투쟁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대부분의 노련들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한 높은 우려감을 나타내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하반기 투쟁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


전력노조에서는 이같은 제도가 도입될 경우 노조 스스로가 재정사업을 통해 이를 충당하거나 전임자를 두지 못해 조직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내부 의견을 모은 뒤,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이를 저지활동을 반드시 해 나갈 것임을 결의했다. 이를 위해 전력노조는 전 조직에 투쟁상황실을 설치해 일사불란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사회시민단체와 적극적인 연대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연합노련에서는 이같은 문제들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으나 상급단체나 단위노조에서도 이에 대한 대비가 매우 미흡했다는 반성을 하며 산별노조 전환과 재정사업 등을 통해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들을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해상노련에서도 전임자 임금 문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내부에 있음을 전하며 전임자 임금 자율교섭 쟁취를 위해 적극적으로 하반기 투쟁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0일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결의했다.

복수노조에 대해서는 노조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조직 이탈, 회사의 어용노조 설립 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금속노련에서는 복수노조가 도입될 경우 노조간 경쟁이 유발되고 이를 통해 더욱 투명하고 선명한 노조로 발전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져 조직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한편, 회사의 어용노조 설립에 대한 유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를 극복하기 대부분의 노련들은 산별노조 전환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으며 총연맹 차원에서는 반드시 자율교섭제를 쟁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노련들이 한 목소리로 차별방지와 이를 위한 정규직의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금속노련에서는 비정규직 보호입법 쟁취라는 목표는 수세적인 목표라고 지적하며 비정규운동의 목표는 비정규직 철폐가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전력노조에는 사쪽과의 단체협상을 통해 신규채용 시부터 비정규직의 채용을 막는 한편 하청, 용역 계약을 맺더라도 노조가 이에 개입해 최소한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쟁취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은 7일 오후 늦게 단위노조대표자 결의대회를 열고 오는 20일 전국노동자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투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날 대회에서 이운길 태화금속노조 위원장은 “정부와 자본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반노동정책을 말로 바꿀 수는 없다”며 “이같은 정책에 맞서 끝까지 투쟁을 통해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성문 주택관리노조 위원장 또한 “우리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내지 않는다면 우리 후손들 또한 그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투쟁을 결의하고 앞으로 실천해나갈 때만이 그것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상반기 한국노총의 투쟁을 정리하고 하반기 투쟁을 결의하는 영상물과 함께 산업안전공단 비정규직노조 한 조합원의 독백을 담은 ‘노동일기’가 상영됐으며, 민중가수인 박준씨와 몸짓패인 ‘들꽃’이 문화공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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