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사진을 찍겠습니다. 모두 뒤돌아 주세요." 지난 5일과 6일, 금융노조 경남은행지부가 주최한 '여성조합원 노동교육'의 기념사진 속 여성 조합원들은 모두 뒤돌아 서 있다.<사진> 이 한 장의 사진에는 최근 경남은행 노사갈등이 그대로 묻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당초 경남지부(위원장 하외태)는 이번 교육을 위해 지난 9월 은행쪽에 협조 요청을 구했고, 은행도 이를 받아들여 평일인 4일과 휴일인 5일 이틀간 열리기로 예정됐다. 하지만 지난달말 노사 간에 마찰이 생기면서 은행쪽이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 휴일인 5일과 6일에 행사가 열렸고, 급기야 이날 교육에 참석한 여성 조합원들은 신상의 불이익을 우려해 '뒤로 선 채'로 기념사진을 찍어야 했다.


노사간 갈등의 경위는 이렇다. 지난달 24일 지부가 개최한 노조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16명의 운영위원들에 대해 은행쪽이 무단결근 처리를 하자 지부가 반발하면서 노사가 갈등을 겪게 됐다. 또한 최근 은행이 전화회의를 통해 일선 직원들에게 실적을 독촉하는데 대한 지부의 문제제기도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들었다.

경남지부 이성철 부위원장은 "본부장과 점포장, 행당 직원들 다자간에 통화가 이뤄지는 전화회의는 비용감축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이를 통해 실적을 독촉하고 심지어 인격모독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고 해 직원들의 중압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남지부가 업무시간 이후에도 이뤄지는 전화회의를 문제삼자 은행쪽이 "노조가 불법도청 했다"며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노조의 반발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남지부는 "은행쪽이 노조의 근로시간 준수 등에 대한 지적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올해 임단협을 통해 직원들의 근무환경개선과 권익향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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