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한지주 이인호 사장이 '신한-조흥 통합시 직급 조정 불가' 발언에 대해 조흥은행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노조 조흥지부는 3일 성명을 통해 "지주사 사장이 공개적으로 ‘직급조정 불가’를 선언해 혹시나 했던 직원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며 "직급 조정 없는 통합은 대등통합이 아닌 흡수통합"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신한지주 이인호 사장은 지난달 20일 신한-조흥 직원들과 함께 한 '지주회사 CEO와의 대화' 자리에서 '직급조정이 가능하지 않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흥지부는 "조흥의 평균 승진연령이 신한과 비교해 4~5년씩 뒤지는 상황에서 직급조정이 안 된 채 합병이 된다면 같은 나이대에서 신한 출신 직원들이 직급이 높게 형성되고 조흥 출신 직원들 대부분은 아래 연배의 신한 출신 직원들을 상사로 모시고 일을 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입행 동기 대비 임금격차는 영원히 고착화될 것이며, 인사상 불이익도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조흥지부는 최근 통합추진위원회에 보고된 지주사의 HR 부문 컨설팅 결과에서도 '직급조정' 문제가 제외돼 있어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조흥지부 박충호 위원장 직무대행은 "노사정합의서에 통합 시 직급조정을 하도록 규정해 놓은 이유는 두 은행의 '화학적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화학적 통합을 포기한 결과가 현재 노사간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상황임을 지주사는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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