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비상대책위 체계가 본격화된 가운데 여성담당을 남성비대위원이 맡기로 한 게 눈에 띄는군요.

- 예, 지난 25일 비상대책위 집행위에서 운영체계를 확정했는데요. 여성담당 비대위원을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맡기로 했습니다.

- 9명의 비대위원 가운데 여성 비대위원은 한명도 없어서 그런 모양인데요. 중집회의 구성원 중에는 여성이 없나요?

- 아닙니다. 이찬배 여성 위원장과 박혜경 교육실장이 여성 중집위원인데요. 비대위원을 조합원 수를 중심으로 산별연맹 위원장 중에서 뽑다보니 여성 비대위원은 한 명도 없게 된 셈이지요. 그래서 여성 조합원이 가장 많은 윤영규 위원장이 여성 담당을 자처하고 나섰다는 후문입니다.

- 좀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남성이 여성 담당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남성 비대위원의 훌륭한 여성 담당 역할을 기대합니다.

휴머니즘 VS 치열함

- 제2회 이용석열사노동자상 수상 대상자로 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가 선정됐는데요. 선정 과정에서 선정위원들이 수상자 선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고요?

- 예. 이번 이용석열사 노동자상에는 총 3개의 노조가 추천이 됐는데요.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와 건설운송노조,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등입니다. 이중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와 기륭전자분회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는데요.

- 중소사업장인 기륭전자에서 그것도 여성노동자들이 정규직, 비정규직이 모두 주체가 돼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 선정위원들을 갈등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80년대 구로공단 노동운동의 주역이었던 선배 여성노동자들이 운동의 원칙과 정신을 잊지 않고 후배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한다는 게 높이 평가돼 선정위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합니다.

- 하지만 선정위원들을 결단하게 만든 것은 당면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대한 치열함, 정권과 자본에 대한 비타협적인 투쟁성 등 선정기준에 비춰봤을 때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이를 지켜본 관계자는 이 선정과정을 휴머니즘과 치열함의 대결이라고 했는데요. 누가 선정이 됐든 두 노조 모두 열심히 싸운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 지난 13일부터 파업을 벌였던 건설운송노조 덤프연대가 이번 투표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하던데요.

- 예, 덤프연대는 애초 지난 2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정부안에 대한 입장을 묻고 이를 통해 파업을 일단락 지을 예정이었는데요. 투표 과정에서 선거인명부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조합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해 이날 투표결과를 무표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덤프연대가 이제 1년이 막 지난 신생노조인데다가 이번 파업으로 조합원 수가 2천여명이나 급증해 조직정비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군요.
- 예, 일부에서는 조합원들의 의사이니만큼 모두 반영하자라는 주장도 제기 됐었는데요. 무슨 일이든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안 되는 일이라며 이날 투표에 참여한 4천여 조합원 표가 무효화 됐습니다.

- 그래서 대의원대회를 통해 다시 투표를 진행한 거군요. 13일간의 파업기간동안 상경투쟁을 벌이는 등 전국 곳곳의 덤프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제 현장으로 돌아가 ‘노동자의 뚝심’을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오면 안 되는데

- “비가 오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10·26 울산북구 재선거 당일, 정갑득 민주노동당 후보 선거대책본부 관계자가 한 말입니다.

- 26일 울산에는 새벽과 오전 일찍 비가 내리다가, 낮에는 그쳤습니다. 그러다가 현대차 노동자들의 퇴근시간을 앞둔 시간 쯤 날씨가 점점 흐려지는 상황이 되자, 노동자 지지표가 비 때문에 한 표라도 줄어들까 걱정이 된 것이죠.

- 속 타는 심정이야 이해가 가지만 비 때문에 올 표가 안 오진 않겠죠. 선거는 사람의 정치에 대한 평가지 하늘의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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