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잘 알려진 '갭'이란 브랜드의 상품이 미국에서 지난 1년동안 판매가 줄었으며 계열사 사장을 포함한 간부들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직장을 옮겼다는 보도가 있었다.

갭의 예년 성장률이 17%인데 비해 지난해에는 7%의 성장에 그쳤고 갭 매장의 판매량 역시 2000년 3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5%나 떨어졌다.

불안해진 투자자들과 주주들은 갭의 주식을 팔아버리고 다른 회사에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이기까지 시작했다.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던 한 유명상표의 상품이 갑자기 왜 이런 하락세를 보이게 됐을까? 거기에는 노동권과 환경을 침해하는 기업을 감시하는 '글로벌익스체인지'를 비롯한 단체들과 이에 동조하는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있었다.

미국 노동단체와 환경단체들은 갭의 노동착취와 환경파괴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반대활동을 벌여왔다.

물론 갭의 하락을 보도한 <비즈니스위크>에 개의 손실과 반대 운동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갭 회사 역시 결코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갭 반대운동 단체들은 자신들의 시위가 분명히 어떤 영향을 끼쳤음을 확신했으며, 기사가 나온 뒤 '갭 반대 운동'을 더욱 활발히 벌였다.

매달 첫번째 토요일을 갭 반대의 날로 정하고 소비자는 갭 대리점에 '충고'를 했다.

이에 앞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노동절에 1000여명의 시위대들이 시내의 갭과 갭의 계열사인 '바나나 리퍼블릭' 매장 앞에서 행진과 시위를 벌였다.

캘리포니아주프레즈노에서는 백화점 매장 앞에 모여든 100여명의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비원과 전투경찰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70살의 할머니를 포함해서 20명의 시위대가 구속되기도 했다.

문제 기업에 대한 방대 운동의 구체적인 결실이 이번만은 아니다. 스웨덴에서는 '통이소로스'라는 기업이 노동자들의 조합활동을 방해하고 반대하자 스웨덴 각 지역에서 이 회사에 대한 반대운동이 벌어졌다.

집배원들으 이 회사의 우편물 배달을 거부했고, 은행도 계좌처리를 하지 않았다. 결국 이 회사에 대한봉쇄전략은 성공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소비자와 다른 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연대의식을 가진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싸움이었다. 이들 사례는 불매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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