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 개장이래 길게는 17년까지 근무한 사람도 있는데,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로 208명을 모두 해고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근로기준법상 자격이 없다고 대화조차 하지 않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유용태)는 6일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노조설립이후 사측의 '노(NO)캐디선언'으로 대량해고당한 한성CC 경기보조원들의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 국감에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가운데, 98일째 천막농성중인 한성CC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 것. 골프장 캐디들은 대표적인 특수고용형태 노동자유형의 하나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있지 않아 최근 노조결성이 늘어나면서 사회문제화 돼 왔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는 박석운 비정규직공대위 운영위원장, 이영화 용인지역 여성노조 한성CC지부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했다.

그러나 '도피성'이라는 의혹을 면치 못한채 지난 달 17일 일본으로 출국, 병원에서 요양중인 강병준 한성관광개발(주) 사장은 끝내 참석치 않았고 환노위가 곧바로 고발조치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 한성CC노조 지부장, '눈물어린 증언'

이날 증인신문에서 이영화 지부장은 시종 눈물어린 증언으로 주위를 숙연케 했다.

"손님 2명당 1명의 캐디가 붙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사장이 늘상 이야기해온만큼 이번에 노캐디선언은 명확히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수단에 불합니다" 이어 이 지부장이 밝힌 한성CC의 상황은 "노조혐오증"에 가까운 것이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은 "조합원들이 노캐디 선언에 항의하니까 용역직원을 시켜 방독면을 쓰고 바퀴벌레약을 살포했죠?", "일본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자체가 순종적인 직원상을 원한 것 아니냐", "회식을 하면 직원들을 데리고 나가서 술따르게 하는 등 성희롱도 많았다지요?" 등 부당노동행위 뿐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인격모독사례를 지적하며,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하지만 김호진 장관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8일 지노위 판정여부를 보고 특별근로감독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여부는 현재 수원노동사무소에서 조사중"이라는 답변에 머물러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최근 이들과 같은 특수고용형태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행정이 차일피일 미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해 노동자들의 고통이 배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계륜 의원(민주당)은 "법리적으로 따질 문제가 있겠지만 전원을 다 짤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사례"라며 "노동부가 이 과정에서 얼마나 노동자들의 애환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같이 하려했는지가 의문"이라고 추궁했다. 법률적 해석에 대한 명쾌함보다는 기본적인 노동행정의 역할을 보다 명확히 해달라는 주문이다.

* "보험설계사노조 설립신고서 반려, 문제 있다"

한편 한성CC에 대한 실태고발과 함께 이날 노동부 국감에서 의원들은 지난 달 30일 노동부가 보험설계사노조 설립신고서에 대해 반려한 것에 대한 추궁에 나섰다. 박인상 의원(민주당)은 "노동부의 해석은 최근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는 비정규직과 특수고용형태에 대한 한국노동시장의 변화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동부가 최저 근로조건의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과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노조법의 입법목적에 맞는 근로자 개념의 해석을 해야 하지 않냐"고 주장,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사실관계와 기존 판례 등을 참고해 내린 결정"이라며 "당사자가 이의제기를 하면 실사에 들어갈지 여부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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