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분기 우리 기업들은 부채비율 하락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익성과 성장성 면에서는 유가급등, 원/달러 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별다른 개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익성 '다소 악화'

22일 한국은행이 1,495개의 주식시장 상장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업경영을 분석한 결과 지난 2/4분기 우리 기업들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8.2%, 영업이익률은 7.6%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각각 1.6%포인트, 0.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유가급등 및 원화환율 하락 영향으로 매출액대비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비중이 상승한 데다 외환평가익의 감소 등으로 영업외이익이 축소된 때문으로 풀이했다. 2분기 외환평가익은 0.6%에서 0.1%로 떨어졌고 영업외이익도 1.4%에서 0.7%로 축소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석유화학, 철강,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내수기업들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2/4분기 제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8.6%로 전분기에 비해 0.5%포인트 떨어졌고 매출액영업이익률(7.5%)도 0.4%포인트 떨어졌다.

업체별 수익성 분포구조 또한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4분기중 제조업 매출액경상이익률의 구간별 분포구조는 20%이상의 고수익성 업체 비중이 전분기 8.6%보다 0.3%포인트 감소한 반면, 경상이익 적자업체의 비중은 1/4분기 27.2%에서 2/4분기 27.9%로 오히려 증가했다.

비제조업의 경우에는 건설업이 주택건설경기 호조 등으로 경상이익률이 전년동기(7.6%) 및 1/4분기(8.4%)에 비해 소폭 개선된 8.5%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업종에서 수익성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가스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이 유가상승 및 계절적 요인으로 1/4분기 17.7%에서 9.2%로 크게 하락했고 서비스업 또한 도소매업(5.4%→4.2%), 운수업(9.3%→3.8%), 통신업(15.1%→13.5%) 등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성장성도 '부진'…재무구조는 '탄탄'

수익성과 함께 성장성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증가율은 환율하락 및 반도체 등의 수출가격 하락으로 전년동기대비 2.4% 증가에 그쳐 1/4분기(4.3%) 및 전년동기(19.8%)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특히 수출제조업은 환율하락 영향으로 매출액이 전년동기의 큰 폭 증가(27.5%)에서 2.1% 감소로 돌아섰다. 제조업의 유형자산은 2/4분기중 1.5% 증가에 그쳐 전분기 1.9%보다 둔화됐고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유형자산의 비중 역시 2/4분기중 41.3%를 차지, 전분기(41.2%)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투자와 단기부채를 줄이면서 기업의 재무구조는 안정세를 유지했다. 올 6월말 현재 조사대상기업의 재무구조는 부채비율이 93.0%로 1/4분기(96.7%)에 비해 3.7% 떨어지고 차입금의존도도 23.4%로 전분기 23.6%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은 "우량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잉여금 증가와 1/4분기중 일시 증가했던 미지급배당금 등 비차입성 부채의 감소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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