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추석 훈훈한 소식이 있었다고요?

- 예, 지난 16일 추석을 앞두고 고향이 먼 사람들이 한 데 모여 봉고차를 이끌고 귀향길에 올랐는데요. 이 귀향차량에 끼어든 의로운 불청객(?)이 있어서 눈길을 끌었답니다.

- 그는 다름 아닌 한국노총 정광호 사무처장인데요. 정 처장은 여수 남해화학에서 김익준 조합원이 숨진 곳을 방문하기 위해 귀향차량에 동승해 여수로 향했다고 합니다.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와 고향길에 가기 바쁜 시절이지만 꼭 가야할 곳이라고 했다고요.

- 정 처장은 “나라도 내려가서 조문이라도 하는 게 예의가 아닌가 싶어 일단 여수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고향이 충북 진천인 그는 장손이기도 한데요, ‘고향에는 언제 어떻게 갈꺼냐’는 질문에 “일단 현장을 방문에서 조합원들의 이야기도 듣고 협상 진행상황도 파악하면서 일정을 잡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기차도 있고 버스도 있으니 당일에도 갈 수는 있지 않겠느냐, 고향에 가긴 하야 하는데…”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고 하더군요.

- 정 처장도 그렇지만 추석을 앞두고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부인과 아이들의 심정은 오죽이나 서럽고 슬플까요. 즐거운 고향 가는 길이지만 고인에게 애도의 마음을 먼저 표하는 마음이야 누구나 같겠지요.

지짐과 앞치마는 이제 그만

- 추석을 앞둔 16일, 민주노동당은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역 앞에서 지짐을 부쳤습니다. 5회째로 맞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평등명절 캠페인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민주노동당은 매년 명절 때마다, 거리에서 지짐을 부치며, 평등명절 캠페인을 해 왔습니다. 특히, 2004년 총선 이후에는 당내 유명 정치인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지짐을 부치는 장면이 화제가 되곤 했는데요.

- 막상 사업 실무자인 장지화 여성위원회 국장은 “남성들의 부침개 솜씨 자랑이 더 이상 신선하지도 않다”면서 “성별분업화에 따른 여성의 명절기피증 해소를 넘어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 다음 설에는 진보정당의 활력이 느껴지는 새로운 방식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생색용 추석선물’ 차라리 안 받겠다

- 세브란스병원 조합원들이 병원에서 지급한 추석선물을 반납했다면서요?

- 예, 임금협상을 놓고 노사 간 팽팽한 접전을 보이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에서 노조가 ‘추석 전까지 타결하자’며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사쪽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끝내 결렬됐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조합원들이 울분에 찬 나머지 병원에서 나눠준 추석선물인 ‘김’을 병원에 다시 반납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 하지만 병원 로비에 쌓여진 추석선물이 사라졌다면서요?

- 병원장이 ‘지저분하다’며 '반납한 것이니 치워버려라'고 지시해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노조는 한때 병원장실을 점거하며 항의농성을 벌였다고 하네요.

-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도 있는데, 국내 최고 규모의 세브란스병원이 추석선물마저 반납한 직원들의 마음을 너무 몰라준 것 아닌가 싶네요.

“초등 0교시, 왜 안 없어지나 했더니…”

- 인문계 고등학교에서조차 자취를 감추고 있는 0교시 수업이 초등학교에서 버젓이 진행되고 있다죠?

- 얼마 전 광주지역에서 초등학교 0교시 논란이 일었다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중단된 사례가 있었는데요. 최근 부산지역에서 같은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고 합니다. 부산에선 전체 초등학교의 75%가 0교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교육 실효성마저 의심되는 0교시 수업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교육전문가들은 컴퓨터나 악기 배우기 등 유료 프로그램 위주로 꾸려지는 0교시 수업이 사실상 학교와 강사를 위한 수익사업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쉽게 근절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0교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잠을 설치고 학교로 향하는 어린이도 안쓰럽고, “학부모가 강사 수익 보장해주는 볼모냐”는 학부형들의 불만도 이해가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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