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가 포드의 인수포기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자구계획에 대한 노조의 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이번주중 부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우차는 GM과의 매각협상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지만 자금지원을 꺼리는 채권단과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노조에 부딪쳐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우차는 부도가 날 경우 법정관리 등의 처리절차를 밟게 되며 GM에 대한 매각협상도 교착상태에 빠지게 될 전망이다. 동아건설 워크아웃중단, 현대건설에 대한 한시적 회생에 이어 대우차의 부도사태가 이어질 경우 국내 금융시장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염려되고 있다.

= 부도위기에 몰린 대우차 =
대우차는 지난 9월 15일 포드의 인수포기 선언이후 채권단의 신규자금지원이 끊겨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왔다.

그동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한빛 서울 등 일부은행의 L/C와 D/A매입 지원으로 근근히 버텨왔다. 지난달말에도 이들 은행의 지원으로 부도위기를 간신히 넘겼지만 그나마 더이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더우기 이번주에는 연일 400억원내외의 어음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이 없을 경우 부도를 피할길이 없는 형편이다. 대우차 자금부에 따르면 6일 450억원,7일 450억원,8일 400억원,9일 300억원의 어음이 만기가 돌아온다.

수출어음 할인 등 자금자금을 전부 투입하더라도 6일 첫날 결제분을 막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이번주 위기를 넘기더라도 13일께 300억원이 돌아오고 월말인 27일 550억원,29일에 1000억원의 만기어음이 돌아온다.

임직원에 대한 임금지급도 지난 8월 보너스부터 하지 못해 체불임금이 1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대우차는 이와관련 채권단에 연말까지 4500억원, 내년 3월까지 모두 7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동아건설 현대건설의 사례에서 볼때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 동의서 없이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

= 채권단 왜 노조동의서 요구하나 =
채권단이 `최악의 사태'에 대한 부담까지 감수하면서 전방위 압력을 가하고 있다. 채권단이 대우차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 동의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자금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원칙을 세운데다 GM과의 매각협상의 걸림돌도 제거하자는 의도이다.

사실 채권단으로서도 조건없는 신규자금 지원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은행 경영평가위원회에서 대우차에 대한 신규지원자금 대손충당금을 75%까지 쌓도록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면 75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해야하는 상황에서 각 은행이 불투명한 매각만 바라보고 신규자금 지원에 나서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자금지원 부담을 질수도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으로선 매각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우차의 고강도 자구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자구계획이 추진되려면 협력업체와 근로자의 고통이 수반되는데 여기에 노조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게 채권단의 시각이다.

매각협상에서도 GM이 인수후 갖게될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을 미리 덜어주면 그만큼 값을 더 받을 수 있고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노조가 자구계획에 동의하더라도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적극 지원할지는 불투명하다.

= 매각협상도 낙관할 수 없어 =
GM은 지난달 24일 대우차 예비실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실사결과를 토대로 대우차 인수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중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권단은 이번주중 GM쪽에서 인수범위나 추가(정밀)실사 등에 관한 의사를 타진해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협상의 주도권을 GM이 쥐고 있는 형국이어서 채권단으로서는 협상을 진행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의 인수포기로 경쟁상대가 없어진 GM으로선 대우차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인수가격을 낮추거나 유리한 조건을 얻으려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관계자는 "GM이 대우차 관련 5개사중 어떤 회사를 제외시킬 지는 아직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대우차의 일부 해외법인과 쌍용자동차 등이 인수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이번에 대우차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 동의서 제출을 요구한 것도 GM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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