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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어우러진 조직문화를 위해
  • 김선희 한국노총 여성국장
  • 승인 2005.09.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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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시작한 노동운동 현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집회 때마다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숫자의 전경들과 닭장차에 둘러싸여 과연 우리의 요구나 주장이 일반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이나 될까 하는 우려를 낳게 했다.

내부적으로는, 우리들의 주장도 일반 시민들에게 설득력을 얻기 위해 얼마나 아낌없는 노력을 했을까. 분명 노동운동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 역사와 맥을 같이 하면서 사회와 경제의 민주화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했음에도 우리의 노력은 성장위주의 경제논리나 정치적 목적에 의해 교묘히 왜곡당하면서 우리의 입지조건은 상당히 축소된 측면도 있다.

단지 계급간의 권력이동만으로 바라보기에 세상과 인간심리는 너무 복잡하고 변화무쌍해서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노동자들의 논리’가 더욱 절실함을 느낀다.

여성노동자의 조직참여 진전했으나

▲ 김선희 한국노총 여성국장.
그럼에도 여성노동자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 따른 조직적 활동은 상당 부분 진전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산업구조가 두드러지게 바뀌면서 업종과 직종을 불문하고 여성들의 활동영역도 다양해지면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비스산업과 점차 확대되는 복지산업 영역에 여성들의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고용안정을 포함한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도 활발하게 결성되고 있다.

최근 가정도우미노조의 고용안정 확보를 위한 활동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가정도우미와 같은 보살핌 노동이 주로 정부나 지방자치체에 의해 운영되거나 자격조건 등 법률적 문제들이 제기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합활동의 모범을 만들어 내는 것은 우리의 영역을 넓힌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복지산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고용을 창출하게 되고 업종의 특성상 남성보다는 섬세함을 지니고 있는 여성들이 대거 진입할 수 있다.

이에 그러한 보살핌 노동에 대한 노동조합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다. 현재 복지정책이 국가적 차원보다는 개인적으로, 결국 여성으로 대표되는 가족이 개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여성의 고용이 확대되고 여성의 보살핌 노동이 사회화되는 과정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여성들의 고용안정과 권익보호가 바로 남편과 아이들을 포함한 우리 가족의 직접적인 이익과 맞닿아 있음을 의식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복지의 확대와 그에 기초한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은 남성들과 함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복지 확대의 주장 속에 그와 함께 수반될 고용의 문제와 여성 삶의 변화, 나아가 우리 가족의 변화를 면밀하게 파악하여 방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성의 어려운 노동조건 배려 부족

그러나 아직 우리의 현실은 여성노동자들의 어려운 노동조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러시아 혁명당시 계급해방과 여성해방을 함께 주창했던 알렉산드라 콜론타이의 주장은 결국 계급해방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단시안적인 시각을 지닌 다른 혁명가들에 의해 일축당했다.

여성해방의 역사를 계급해방의 역사만큼 지니고 있었음에도 소련에서 여성의 지위는 완전고용의 실현이라는 경제적 차원에서만 다루어져 실제 여성해방의 근간이 되는 가사노동과 육아문제에 대한 사회화와 인식의 변화가 함께 수반되지 못해 또 다른 ‘소외’를 배출시켰다. 여성해방 문제를 단지 계급해방 문제로 등치시켰던 그들의 해결방안은 여성노동자들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적극적인 조직적 배려나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과 결과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내년부터 한국노총은 여성할당제를 실시한다. 이는 여성노동자들의 활동영역을 넓히는데 중요한 역할로 여성위원회 활성화와 함께 명실공이 남성노동자들과 나란히 어깨매고 계급차별과 여성차별을 해소하는 데 주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그 속에는 조직의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내용도 포함되어야 한다. 문화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우리의 노동운동은 여전히 남성들만의 외로운 투쟁이 될 것이다. 세상은 음양의 조화가 어울러졌다고 하지 않았던가. 여성조합원의 대거 조합활동에의 진입을 위한 조직적 배려와 함께 일상생활과 노조활동이 어우러진 조직문화는 노동운동의 지평을 한층 넓힐 것이다.

김선희 한국노총 여성국장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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