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가위를 2주 앞둔 지난 3, 4일은 벌초 '피크기'였는데요. 노조 활동가들도 대부분 이번 주말을 이용해 벌초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 민주노총과 추모연대에서도 지난 3일 한가위를 맞아 마석 모란공원에 열사묘역 벌초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 또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광주전남본부에서도 경남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과 광주 망월동 열사묘역의 벌초를 3일과 4일 각각 진행했습니다.

- 발전노조 남부발전본부 간부들도 어렵게 벌초를 다녀왔다면서요?

- 예. 일방적인 강제이동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1일 남부발전본사 사장실을 점거했던 남부발전본부 간부들도 3일과 4일 벌초가 예정돼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2일 저녁 7시30분께 강제발령자 고충처리로 원 사업장 복귀, 무계결근 처리 취소 등에 합의함으로써 사장실 점거농성을 풀고 무사히 벌초를 떠났다는 소식입니다.

임단투 '무더위'와 진검승부

- 현대차노조가 ‘무더위’라는 복병을 만났다고요?

- 예, 지난달 25일부터 부분파업을 계속하고 있는 현대차노조는 지난 1~2일 2만5천여명의 조합원이 울산에서 임단투 승리를 위한 집중투쟁을 벌였습니다. 한 여름 ‘무더위’를 방불케 하는 울산의 최고기온은 33~34도였는데요, 집회와 가두행진을 하는 것이 쉬울 리 없었지요.

- 노조 집행부가 마치 마라톤 선수들에게 물을 주듯 500㎖짜리 식수를 도로 곳곳에서 공급하는 가하면, 조합원들 역시 신문지와 수건, 박스 등 모자를 대용할 수 있는 것을 총동원해 내리쬐는 태양과 싸워야 했습니다.

- 결국 금속연맹 울산본부의 집회가 예정돼 있던 달동공원에서 조합원들이 거의 탈진 상황에 이르렀는데요. 노조 간부들이 ‘대의원’을 동원하면서까지 무대 중앙으로 모일 것을 독려했지만 무더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 설마 집회가 무산된 것은 아니었겠죠?

- 물론입니다. 조합원들 몇몇이 나무 그늘아래서 휴식을 취하긴 했지만 1시간 남짓 진행된 이날 집회는 무사히 끝났습니다.

"실력이 많이 늘었네요."

- 금융노조 산별교섭이 지난주부터 시작했는데요. 노사의 각 대표자들에 대한 평점이 후하게 나왔다고 하죠.

- 예, 그렇습니다. 금융노조는 두 번의 교섭이 끝난 후 신동혁 은행연합회 회장에 대해서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교섭 실력과 노조를 다루는 솜씨가 상당히 늘었다"라는 평가를 했습니다.

- 은행연합회쪽도 마찬가지인데요. 금융노조의 내부사정으로 인해 대표를 맡게 된 양정주 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 보다 산별 교섭 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 어쨌든 지난주는 첫 번째 교섭주간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탐색전'의 성격이 강했다고 볼 수 있고 본격적인 대결은 이번 주부터 시작될 텐데요. 노사간의 협상솜씨도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듯 싶습니다.

“김양수 의원의 왕따 당하는 소신”

-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이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서 단독 법안을 내놨다죠?

- 예. 김 의원의 발의는 여러 면에서 의미심장한 부분이 많은데요, 우선 김 의원이 건설사 사장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노르웨이 숲’이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유림건설의 창업주로 국회의원 당선 전 자신이 시공한 주상복합아파트의 미분양분 203세대를 떠안아 올 2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변동 내역 발표에서 재산증가 1위(71억원)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 이 같은 배경 때문에 김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부동산 전문가인데요, 이런 양반이 아파트 분양원가를 전면 공개하는 법안을 단독으로 내놓은 거죠. 분양원가 공개는 열린우리당이 이번 8·31 대책에서 쏙 빼놨고 한나라당도 공공부문만 공개하는 정도로 체면치레만 했는데요. 김 의원은 공공, 민간부문 모두 공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분양권 전매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습니다.

- 아쉬운 것은 국회에서 김 의원의 법안이 소수의견 정도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인데요. 건설사 사장 출신조차 ‘소신’을 굽히지 않는 분양원가 공개를 여야의원 모두 외면하는 이유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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