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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에서 '카운슬러'까지…“쓰임새는 무궁무진”
  • 윤난실 광주광역시의회 의원
  • 승인 2005.08.3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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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노동조합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아닌 일반 주민 민원이 시작된 것이다. 텔레비전을 보고 왔다고도 하고 누군가의 소개를 받고 찾아왔다고도 했다. 쓰임으로 인정된다는 사실이 안도감을 주었다. 각각의 민원을 통해 민주노동당 의원의 존재 이유를 확인받기도 한다.

의원들에게는 몇가지 권리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의안 발의권, 표결권, 발언권, 청원 소개권 등등이다. 의원들은 이 권리를 통해 집행부 감시도 하고 예산심의도 하며 입법활동 등의 의정활동을 한다.

▲ 윤난실
· 1965년생
· 1985 바램야학(노동야학) 강사
· 1986 일신방직 등 섬유업체 노동자
· 2002 민주노동당 광주시지부 부지부장(현)
· 2002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광주시의원 당선
· 2005 제4대 광주광역시의회 의원(교육사회위원회)
그리고 일상적인 의정활동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민원 해결이다. 민원을 제기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대개가 억울한 일이거나 또 간절한 일들이다. 담당부서를 이리저리 찾아 헤매다가 겨우 담당공무원을 찾아도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럴 때 시민들은 의원실을 찾는다.

초보의원들은 집행부의 업무 흐름이나 관장 범위 등을 잘 알지 못한다. 민원인들과 마찬가지로 담당자를 찾는 일부터 시작이다. 구청 사무인지 시청 사무인지, 관련 조례는 있는지 또는 중앙부처로부터 지침이 내려 온 사안인지 등을 살펴야 한다.

“봐라! 내 말이 맞았지?”

2002년 12월 쯤 농민 세분이 의원실을 찾아 오셨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련이다. 농민들은 농수산물 도매시장 개장을 통해 산지유통 시스템이 마련되고 운반비용등이 절감되어 지역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영농법인을 만들었단다. 농민들이 만든 영농법인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도매시장에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서부농산물 관리사무소에서는 ‘공유재산 관리조례’를 근거로 안 된다고 했단다.


가능한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해 드려야 한다. 어떤 분들은 하소연을 들어 준 것만으로도 만족해하신다. 또 고마워하신다. 해결사 의원만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고 연락드리겠다고 한다. 미뤄서는 안된다. 가능한 즉각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한다. 묵혀 놓으면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기다리는 민원인의 처지에서는 하루가 한달 같은 경우도 있다.

며칠 후 연락을 드렸고 다시 그 분들이 의원실을 방문하셨다. 이러저러 하다고 설명을 드렸다. 서로 눈길을 주고받더니 배시시 웃으신다. 한분이 대뜸 “ 봐라! 내말이 맞았지?” 하신다. 알고 보니 이분들은 지역구의원과 평소 형님 동생하던 친분있는 의원, 그리고 민주노동당 의원 이렇게 세 사람에게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그리고 누가 이 문제에 대해 관심 있게 답변해 줄 것인지 내기 아닌 내기를 했던 것이다. 아뿔싸! 하지만 시험을 무사히 통과한 셈이다.

민주노동당 의원을 부르자!

광주지역의 최대 집단 민원은 상무소각장 폐쇄문제다. 광주시는 새롭게 택지를 개발하던 상무지역에 주민들이 입주하기 전에 서둘러 소각장 부지를 선정하고 공사를 진행했다. 이곳은 8천여 세대의 아파트가 건설 중이었다. 소각장이 자기 집 바로 50미터 앞에 세워지고 있었다.

주민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상무소각장 폐쇄주민대책위’가 결성되었다. 상무소각장 폐쇄문제는 소각장이 가동된 지 5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진행형이다. 물론 가동 직전의 주민 저항에 비할 수는 없지만 아직 법적 필수 요건인 주민지원협의체 마저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불안전 하게 가동되던 소각장의 가동이 중단 되었다. 소각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3년 만에 주민들은 다시 집회를 개최했다.

환경기초시설 건립은 부지 확정이 일의 절반인 듯하다. 계획단계부터 대부분 주민반발에 직면한다. 매립장이나 소각장이 자기 집 앞에 세워지는 것은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주민의 양해를 구하고 실질적 보상 등을 통한 설득 과정이 중요하다. ‘님비’라고 몰아 부치며 행정편의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면 후에 치를 대가가 크다. 훨씬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 상무소각장이 그랬다.

“모르는 것은 안면몰수하고 묻는다”

2003년 봄, 어느 날 처럼 신문 스크랩을 보며 지역의 현안문제들을 체크하고 있었다. 소각장 대책위에서 연락이 왔다. 만나자고 한다. 회의를 통해 민주노동당 의원을 블러서 소각장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기로 했단다. 10년 가까이 지난한 싸움이 계속된 일이다.

93년도 소각장 계획서를 시작으로 용역보고서등 각종 책자, 중재위원회 회의자료 등 한 박스에 달하는 자료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사용되는 전문용어며 배출 가스의 문제 등을 파악해야 했다. 당 내에는 전문가가 없다. 전화통을 붙들고 환경단체로, 당시 관계했던 대학 교수, 용역업체 전문가들에게 안면몰수하고 모르는 것들을 묻는다.

기본 관점이 정리되었다. 이것은 원인무효다. 사기 행정이다. 이제 구체적인 현안인 소각로 문제를 따져 보아야 한다. 구조적 결함인가 아니면 단순 하자인가. 원인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소각장의 관리운영 주체인 환경시설공단 이사장과 주민간담회, 시장면담, 집회 참석등에서 소각로 문제에 대한 주민 입장을 대변한다. 나아가 시정질문을 통해 시장의 사과를 받아내고 소각장 이전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한다.

소각로 내화벽돌 이탈에 따른 문제는 전문가 조사 용역을 통해 시공사가 하자보수하는 선에서 마무리 되었다. 안전성에 관한 명확한 확신 없이. 지금도 상무소각장 폐쇄 대책위는 월2회 정도 정례모임을 진행하고 있고 소각장 건립과정의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인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민주노동당 의원도 그들의 투쟁을 지원하며 함께하고 있다.

소각장 대책위는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의원을 불러 자신들의 힘을 돋우고 지역구 의원을 추동해 냈다. 지역구 의원인 구의원과 시의원도 경쟁적으로 열심일 수밖에 없었다. 민주노동당 의원의 쓰임은 다목적이었다. 오늘도 민주노동당 의원을 찾는 민원은 계속되고 있다.

윤난실 광주광역시의회 의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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