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무소 소장이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직원들 앞에서 공개사과한 일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 기술사 사무소' 사장이자 성추행 가해자인 이 아무개 소장은 직원들과 서울경기지역설계노조(위원장 장달수)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같은 회사 여직원인 피해 당사자에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용서를 구했다고 한다.

또한 피해자는 각서를 통해 '정신적인 피해와 직장을 잃게된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2001년 9월말까지 12개월간의 통상임금을 매월 지급하고 별도의 사과문을 자신의 사무실 게시판에 3개월간 개시한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가슴으로는 용서할 수 없지만 머리로는 용서한다"며 가해자의 사과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성추행은 지난 9월과 10월 가해자가 술자리에서 '블루스를 추자', '호텔에 가자' 등 구체적인 언급과 피해자가 밝히기를 꺼려할 정도의 성적 수치심을 느낄만한 행위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이 혼자 참다못해 노조에 상담을 요청했고 노조는 서울여성노조와 한국여성민우회에 연결, 사이버 민원실에 진정하면서 피해자의 공개사과까지 받게 된 것이다.

설계노조는 성폭력이 그 동안 '그럴 수도 있는 일'로 은폐돼 왔다며 '설계사무소내 성폭력 예방'을 위한 별도의 '실태조사'와 함께 여성단체와 연대해 '직장내 성폭력 방지를 위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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