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철폐,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로 8개월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앞으로 지난 23일 공문 한 장이 날라 왔다. 공문 발송의 주체는 금속노련 하이닉스반도체노조.

하이닉스반도체노조는 공문을 통해 지난 22일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가 출근투쟁을 진행하던 중 노조의 현판을 훼손된 것과 관련 △현판 훼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공문 △훼손된 현판 원상복구에 대해 26일 오후 3시까지 회신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쪽 관계자는 “노조의 얼굴과 다름없는 현판을 조합원들의 부주의로 훼손한 것은 분명 잘못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8개월간 하이닉스-매그나칩이라는 거대자본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하이닉스반도체노조는 방관으로만 일관한 것 역시 사실”이라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사내하청지회의 서운함은 장기간의 투쟁 동안 하이닉스-매그나칩반도체를 상대로 한 이들의 투쟁에 비록 상급단체는 다르지만 그간 정규직노조와 의사소통조차 전혀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다. 하이닉스반도체노조 한 관계자는 “전국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는 공감하지만 단위 정규직 조합원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설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노조 역시 현안 사업으로 인해 신경 쓰기 어렵다”고 밝혔다.

물론 자신의 문제가 아닌 그것도 이미 폐업으로 사업장내에서 함께 일하지 않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쉽게 연대의 의지를 표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하이닉스-매그나칩이라는 한 사업장 내에서 그동안 정규직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모색되지조차 았았다는 사실은 아쉬움을 넘어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간극의 차이를 또 한번 발견한 것 같아 씁쓸함이 앞선다.

8개월째 비정규 노동자들이 출근투쟁과 노숙농성투쟁을 하고 있는데, 정규직노조가 사측과 간담회 자리라도 한번 만들었으면 하는 기자의 바램은 너무 순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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