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은 ILO 총회에 대한 입장과 김대환 장관의 회동 제안에 대한 ‘숙고’에 들어갔다.
24일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공식 브리핑을 하던 오전 11시께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2시간여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으나 “26일 오전에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을 뿐 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 두 노총 위원장은 김 장관의 공식 브리핑 이전 노동부 관계자를 통해 회동을 제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노총은 일단 대표자 회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양대노총 모두 “정부가 실질적인 입장 변화를 보여주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자들이 대화를 해 봤자 제대로 진행될 리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양대노총은 김 장관이 이날 브리핑에서도 “국제회의와 국내 이슈는 분리해야 한다. 로드맵은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봤을 때 정부의 입장 변화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김 장관이 양대노총 위원장에게 회동 요청을 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진심이기보다는 언론플레이’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동계로서는 회동에 응할 경우 김 장관을 대화상대로 인정하는 꼴이 되고 응하지 않는다면 ILO 총회 무산을 앞두고 ‘무책임하다’는 여론의 몰매를 맞은 가능성 크기 때문.

이석행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정부 입장이 변하지 않은 한 지금 장관을 만나더라도 노사정 대화가 계속 지속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이전부터 국무총리나 청와대가 나서 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없다가 대화가 안 될 것을 뻔히 알면서 만나자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제스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국노총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 분석없이 대화만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사실상 언론플레이로밖에 볼 수 없다”며 “김대환 장관이 회동하자는 요청은 해 왔지만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볼 때 대화할 의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양대노총은 ILO 아태지역 총회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ILO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참여 거부 입장을 바꾸지는 않겠다는 의지인 것.

그러나 양대노총은 한국 노동계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출국했던 한국노총 대표단이 25일에야 돌아오는 만큼 이날 다시 양대노총 지도부가 회동해 최종적인 입장을 정리키로 했다. 이에 따라 양대노총은 26일 오전께 기지회견을 열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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