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영화를 볼 수 없습니까?"
"40평생 처음 영화관에 갔는데 너무 답답했습니다."

지난 99년 4월 몇몇 농아인들이 상기된 얼굴로 한국농아인협회를 찾아와 허공에 수화로 전달한 푸념들이다.

세계인권선언 제27조엔 '모든 사람은 사회의 문화생활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라고 분명히 명시돼 있지만 우리나라 장애인들은 듣지 못해서, 보지 못해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서 영상 문화를 향유할 기회조차 없는 것이 현실. 이런 문제의식으로 한국농아인협회(대표 안세준)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제1회 장애인영화제'를 개최했다.

이번 영화제는 11월 2일부터 5일까지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있는 Art Sonje Center(문의 02-588-3368)에서 진행되며 장애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관람할 수 있고 모든 영화는 무료다.

영화제 기간동안 상영되는 영화는 그 동안 장애인들이 보고 싶었지만 볼 수 없었던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하였으며, 객관적인 자료를 얻기 위해 8월 한달 동안 장애인 1,500명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얻어낸 '땀흘린 자료'를 바탕으로 선정된 것.

이렇게 선정된 영화는 △공동경비구역 JSA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박하사탕 등이다. 이와 함께 공모작으로 △끝없는 싸움-에바다 △여성 장애인 김진옥 등이 상영된다.

협회가 이번 영화제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 상영하는 전 작품에 농아인들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한글자막처리 한 것, 시작장애인들을 위해 별도의 헤드폰을 통해 화면 해설 부가, 지체 장애인의 이동을 위해 휠체어 공간 확보·자원봉사자 배치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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