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정부의 규제완화에 힘입어 본격화될 조짐이다.

3일 재경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직접투자는 36억6천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수로도 지난해 1,853건보다 11.7% 늘어난 2,070건을 기록했다. <표 참조>

연도별 해외직접투자 추이(신고기준)
 '02'03'04[‘'04상]'05상(증감율)
금액(억불)63.259.079.9 [ 35.8]36.6(2.3%)
건수(건)2,7503,0863,922 [ 1,853]2,070(11.7%)
해외직접투자는 지난 2000년 60억7천만달러, 2001년 63억5천만달러, 2002년 63억2천만달러 등 답보상태를 이어오다 2003년에는 59억달러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79억9천만달러로 큰 폭 상승했다.

재경부는 "세계경제 호조로 인한 투자수요 증가, 기업의 글로벌 경영전략 등으로 해외투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유가상승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지난해의 높은 해외투자 규모 등으로 올 상반기 증가폭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아시아지역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9% 소폭 상승했고 미국과 EU 지역 투자는 19.1%, 47.3% 각각 감소했으며, 중남미 투자는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남미 지역은 한국석유공사의 원유생산시설 투자와 전자업계의 중남미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공장 건설 투자가 활발해 지난해 상반기 9천만달러에서 올해는 2억5천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대중국 투자는 제조업 투자가 15% 감소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2% 감소했다. 이는 LG필립스 6,600만달러, 오리온전기 3,600만달러 등 전자통신분야에서 지난해 대규모투자가 일어나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어서 본격적인 감소 추세는 아니라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올 상반기 대기업 투자는 16억5천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16억5천만달러) 감소했으나 중소기업과 개인투자는 각각 12.6%(16억1천만달러), 29.0%(4억달러) 늘어났다.

건당 투자규모는 1,800만달러로 감소추세이지만 100만달러 이하 소규모 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12.4% 증가해 전체 건수의 88.7%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13.1% 감소해 전체 해외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1.7%에서 52.5%로 감소했고 도소매업도 올해에는 특징적인 투자가 없어 줄어들었다. 반면 서비스업, 통신업, 숙박음식업 등은 투자가 큰 폭 증가했다.

한편 정부는 올 하반기 해외 부동산투자 규제완화, 새로운 해외투자 보험상품 개발 등 기업들의 해외투자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어서 투자 증가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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